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연예인은 공인이다. 한국인들은 누구나 알만한 연예인의 품행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연예인들의 높은 도덕성도 요구한다. 최근 마약, 병역비리, 학폭, 음주운전 등 연예인 범죄 때문에 연예계가 온통 시끄럽다.

과거 모바일이 아닌 오프라인 시대에는 신문 톱에 실렸던 연예인의 각종 범죄나 비리 행위가 하루, 이틀 주목되고 솜방망이 처벌과 느슨한 분위기로 넘어갔다면, 이제는 SNS와 모바일 플랫폼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세상에 알려지며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는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학교 앞에서 인도를 걸어가던 초등학생 넷을 차량이 덮쳤다. 그중 한 명은 끝내 사망했다. 음주운전은 여러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 최근 여러 연예인이 음주운전으로 대중의 비난을 받았지만 조금씩 복귀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음주운전을 한 뒤 복귀하는 이들의 작품이나 프로그램을 보지 않겠다는 이들도 많다.

최근 MBC ‘복면가왕’에 가수 호란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호란은 2004년, 2007년, 2016년에 걸쳐 세 차례나 음주운전을 한 것이 적발돼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호란은 2016년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MBC는 호란이 자숙의 기간을 거쳤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중이 인지하는 음주운전에 대한 분노는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듯하다.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빚은 배우 김새론뿐만 아니라 그룹 위너 출신 가수 남태현에 대해서도 대중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화 신혜성이 음주 상태로 타인의 차를 운전하다 적발됐다. 그는 만취 상태로 귀가하다 도로변에 차를 정차시킨 채 잠들어 있던 상태로 경찰에 체포됐다. 영화계 다크호스로 잘나가던 배우 곽도원도 제주시 한림읍에서 면허취소 수치 대비 2배에 준하는 혈중알코올농도 상태로 10㎞를 운전한 혐의로 입건돼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최근 연예계에 마약에 이어 음주운전 적신호가 켜졌다.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한 연예인들이 조금씩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배성우를 포함해 일부 연예인들이 복귀에 노크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예상치 못한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연예기획사의 관리시스템이 철저하더라도 부득이한 갑작스러운 사고는 막을 길이 없다. 그러나 소속돼 있는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은 교육과 관리로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많은 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이 사고 쳤을 때 뒤늦게 막아주는 관리시스템이 아닌, 초반부터 도덕적 인격을 완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연예인 범죄가 이어질수록 자칫 한류 문화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음주운전, 마약, 학폭 등 불법·비리와 추태를 행한 연예인이 있다면 인권을 떠나 책임을 지고 연예계를 떠나야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났으니 복귀해도 괜찮겠지라는 착각은 대중의 분노만 더욱 일으킬 뿐이다. 학폭, 마약, 음주운전 이슈가 사회 속에서 제일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연예인 음주운전을 이젠 대중이 참지 않는다. 그러나 이와 관련 없이 묵묵히 자신의 작품 활동을 하는 많은 연예인도 존재한다. 무분별한 인신공격이나 인권침해, 사이버테러 등은 심적인 상처를 주고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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