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최근 마약사범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 마약사범에 대한 실형 선고율이 떨어지는 점 등을 참조해 양형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롤모델인 연예인들의 마약범죄는 청소년들에게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팬을 보유한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는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도 크다. 여기에 맞물려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된 청소년 마약 남용도 늘어나고 있다.

유아인은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졸피뎀, 코카인 등 마약류 5종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아인의 마약 수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아인의 본명인 엄홍식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 한해 동안 73회에 걸쳐 모두 4400㎖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기록을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현재 마약 전담 수사 인력은 증가하는 마약범죄에 비해 태부족이다. 연예인들, 대기업 3세들, 부유층 자녀들뿐만 아니라 일반 중고교생들도 마약에 손을 대면서 더 이상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마약이 젊은이들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한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국가적 병폐로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약을 복용한 유명 연예인의 구속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채 흔들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큰 경각심을 주고 청소년 마약범죄가 줄어들 수 있는 신호탄이 제기되는 것이다.

유아인을 포함해 스타들을 믿고 따랐던 많은 팬이 느끼는 공허함과 상실감은 크다. 연예인들이 마약에 손을 댔다는 뉴스는 끊임없이 터지고 있다. 이를 보고 따라 하는 청소년들의 연령층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경찰은 아직 숨어있는 연예인 마약 복용자와 마약리스트를 재점검해야 한다. 유착관계, 봐주기 수사라는 꼬리표를 잘라내고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문제는 사회나 법원이나 마약에 대해 온정주의적인 경향이 크게 남아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를 들면서 법정형의 2분의 1 정도의 낮은 형을 선고하고 있고, 마약은 이미 청소년들의 일상까지 위협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마약을 제공한 42명 가운데 절반 정도는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실형을 받더라도 징역 1년 안팎이다.

코로나 전 클럽 버닝썬의 물뽕부터 사람들 입에서 마약이라는 단어가 크게 오르내리면서 마약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은 ‘마약과의 전쟁’이 선포될 만큼 불씨가 너무 커져 버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뒷짐만 지고 있던 관료들은 이제서야 마약 수사에 열을 올리고 마약 전문가들의 조언에 경청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마약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사회 전반에 마약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고취하는 캠페인을 강화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도 재중독 방지를 위한 이론 기획을 넘어 한국 사회 속에서 마약이 얼마만큼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지,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 주목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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