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출처: 연합뉴스)
신격호·동주·동빈 세 父子
추가 회동 성사 여부 주목

反기업정서 부채질 우려
대화로 타협점 찾을 수도
양측 엇갈린 주장은 여전

베일 싸인 롯데홀딩스 지분
주총 승리 모두 장담 못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타협으로 경영권 분쟁을 종식할지 아니면 주주총회 표 대결로 가서 끝장 승부를 펼칠지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귀국해 가장 먼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았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이 이날 화해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둘의 대화 시간은 겨우 5분 만에 끝났다.

둘 사이에 주고받은 대화는 신 회장이 일본 출장에 다녀온 데 대한 인사 차원일 뿐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는 것.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지만 신 회장과 대화를 주고받진 않았다고 롯데그룹 측은 전했다.

하지만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이날 신 회장이 아버지를 찾아왔으나 신 총괄회장이 만남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신동주·동빈도 만나지 않았고 동빈이 신 총괄회장을 찾았던 옆방에 신동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과 화해의 분위기였다고 주장한 반면 신 사장 측은 그 반대의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양측의 주장이 상반돼 진실공방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5분이라는 짧은 만남인데다 그간의 정황을 볼 때 화해는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신 전 부회장도 이날 귀국을 연기한 채 국내에 머무는 만큼 세 부자가 정식으로 회동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부친과 형을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의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은 만큼 대화로써 문제를 풀어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대화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결국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승부가 갈릴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이 언제 열릴지 아직 미지수다. 우선 주총이 소집될 경우 신 회장을 지지하는 세력이 이사회를 주도하고 있어 신 총괄회장의 이사해임 안건과 명예회장 추대를 위한 정관변경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지시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에 대한 해임 안건을 주주제안 방식으로 주총에 상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선 비상장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어 주총에서 누가 승리할지 장담하긴 어렵다.

단지 롯데홀딩스 지분은 신 총괄회장이 28%, 소규모 포장재 회사인 광윤사가 27.65%,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각 19%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양측 모두 자신의 우호 지분이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회장은 우호지분 70%, 신 전 부회장도 롯데홀딩스 의결권 지분을 2/3가량 확보했다며 주총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우선 신 회장의 우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친족의 지원을 입고 있지만, 경영능력에선 신 회장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주들은 기업을 이끄는 경영능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신 회장이 주주들의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 회장은 일본에서 우호지분 확보에 주력해왔다.

또한 법정소송이 예상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총에서 어느 한쪽이 승리한다 할지라도 그냥 물러나지 않고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 임명서 등에 대한 법적 효력 여부도 법정에서 다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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