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회장 3일 귀국 예정
‘경영권 분쟁’ 입장 표명 주목
신격호 면담 대타협 관측도
현재로선 합의 가능성 희박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할 예정인 가운데 수세에 몰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에서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가족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이날 신동빈 회장이 귀국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31일 조부의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일본에 머물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가진 일본 롯데 계열사 임원들을 집중적으로 만나 우호세력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가의 분쟁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당초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의 경영권 싸움으로 비쳤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자필 서명이 담긴 지시서를 공개한 데 이어 육성까지 공개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전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지시서에는 신 전 부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에 임명한다는 내용과 함께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이사들을 해임한다는 내용과 신 총괄회장의 서명이 담겨 있었다.

지난달 31일에는 지시서의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시켜주는 신 총괄회장의 육성과 신 전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신 총괄회장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이 공개됐다. 신동빈 회장을 후계자로 승인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서류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법적 효력도 없고, 진위 여부도 가려지지 않아 논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부친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으로는 신동주가 경영권을 갖는 게 맞다. 옛날부터 후계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히면서 후계구도가 안갯속에 빠졌다.

친족의 가세로 형제간의 다툼이 부자간의 갈등으로, 신동빈 대 반 신동빈 구도로 바뀌는 양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단 신 회장이 귀국해서 경영권 분쟁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밝힐지가 최대 관심사다. 신 회장의 귀국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위한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귀국하면 아버지가 명령한 지시서와 신 전 부회장의 롯데그룹 회장 임명서 등에 대해 법적 효력이 없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입국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면담해 절충점을 찾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이 여전히 그룹을 움직일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우호지분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부자간에 극적인 합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조만간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표 대결로 양측간 경영권 분쟁에 대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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