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신동주의 난’ 실패… 차남 신동빈 체제 본격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93)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사진출처: 뉴시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28일 이사회를 열고 창업자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에 대한 해임을 결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예회장으로 남게 된다. 롯데그룹은 사실상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총괄하는 체제로 본격 전환됐다.

보도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27일 오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61) 등 친족 5명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행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27일 오후 일본 롯데홀딩스에 나타나 자신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했다. 이날 해임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는 신동빈·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은 신 총괄회장을 포함해 모두 7명이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으로 이사들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고 일본롯데홀딩스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놓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회장을 밀어내기 위한 ‘반란’을 시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고령인 신 총괄회장은 해임한 쓰쿠다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등 상황 판단이 흐릿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은 신 총괄회장의 27일 이사 해임 결정이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적인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28일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해임했다.

한국 롯데그룹 측은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해임결의에 대해 “롯데홀딩스는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신격호 회장님을 명예 회장으로 추대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안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결사항”고 말했다.

또 “이번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통합경영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한국롯데에서의 지위는 변화가 없으며, 신격호 총괄회장은 계속해서 한국과 일본롯데의 경영현안을 챙겨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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