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가 이슬람 금식 성월(聖月)인 라마단 파재절에 앞서 발표한 경축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교황청, 이슬람 ‘라마단 파재절’ 경축 메시지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이슬람 최대 행사인 라마단 파재절을 맞아 교황청이 경축 메시지를 전하고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함께 맞서자고 요청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은 다음 달 16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되는 2015 라마단 파재절 경축 메시지를 전 세계 무슬림에게 보냈다.

토랑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우리는 라마단의 결실과 파재절의 기쁨이 여러분에게 평화와 풍요를 가져다주고 여러분의 인간적 영신적 성장을 드높여 주기를 바란다”며 무슬림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이 축제의 기쁨이 여러분 가운데 일부 사람들에게, 또한 다른 종교 공동체 사람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폭력 때문에 생명과 재산을 잃고 육체적 정신적 고통 심지어 영적인 고통을 받았던 어두운 기억으로 가려지고 있다”면서 “공동체 구성원들의 살해, 종교적 문화적 유산의 파괴, 고국과 고향을 떠나야 하는 강제 이주, 여성들에 대한 폭행과 강간, 노예화, 인신 매매, 장기 매매, 심지어 신체 매매와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토랑 추기경은 “종교를 명분으로 범죄를 정당화시키려 하면 안 된다”며 강력 비판했다.

또 “공공질서와 안전을 책임진 이들이 테러리스트들의 무차별한 폭력에서 그들의 국민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교육 임무를 맡고 있는 가정, 학교, 교육 과정, 종교 지도자, 종교 담론, 대중 매체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토랑 추기경은 “청소년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 분야에 참여하는 모든 이는, 민족적, 종교적, 문화적, 사회적 지위와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생명의 신성함과 이에 근거한 모든 인간의 존엄을 가르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특정한 인종이나 종교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생명이 다른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살인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며 “이 세상의 정의와 평화와 안녕을 위해, 참된 삶의 길에서 벗어난 이들과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이 하느님께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바꾸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매년 라마단 금식월이 끝나는 파재절에 무슬림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간 교류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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