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부녀자들이 한복을 정갈하게 입고 손에 일장기를 든 채 신사참배에 동원되고 있다. 부녀자들은 모두 강압에 의해 흰색 한복을 입고 참배했다. 일제는 남산에 조선신궁을 지어 입구에서 본전까지 384계단을 만들고 석등은 15개를 설치했다.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통일연구원 허문영 박사, 뉴욕포럼서 남북분단·통일 조명
분단 70년, 이스라엘 바벨론 포로생활 70년과 연관시켜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일제시대 한국교회의 신사참배 때문에 10년 뒤 평양에 공산정권이 들어서게 되고 결국 전쟁과 휴전을 겪으면서 남북분단의 비극이 초래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한인교회 뉴스사이트 아멘넷(USAamen.net)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 소식을 전하면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인 허문영 박사의 발제문을 실었다.

허 박사는 신사참배와 남북분단을 연관시키며, 한국교회가 우상숭배의 죄를 범한 1938년 평양 서문밖교회의 결의를 10년 뒤 평양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는 원인으로 볼 수는 없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생활 70년과 귀환을 남북분단 70년인 올해와 연결시켜 눈길을 끌었다.

허 박사는 “금년이 바로 국토분단 70년이 되는 해이다. 이때에 우리가 긴장감을 가지고 민족의 복음통일을 위한 첫발을 디뎌야 한다”고 강조하며 남북통일을 위한 방안과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을 제시했다.

지난 13일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장석진 목사)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을 뉴욕성결교회에서 열었다. 이날 구춘서(한일장신대 신학부 교수) 박사, 허문영(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사, 이규영(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 박사 등이 패널로 참가해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남북통일을 조명했다.

아멘넷은 포럼에 참가한 교계 관계자들이 아멘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특히 가장 아멘소리가 높았던 허문영 박사의 발제를 자세히 실었다.

‘통일과 평화시대를 준비하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허 박사는 신사참배와 남북분단, 바벨론 포로 70년과 남북분단 70년을 연관시켜 이목이 집중됐다.

허 박사는 정부산하 통일연구원에 1991년 창설멤버로 들어가 북한연구실장, 통일연구실장 등을 지낸 북한 외교정책과 대남전략 전문가다. 김대중 정부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뒷바라지 했고,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도 대북정책을 도왔다.

허 박사는 한국교회가 진보와 보수 경향에 따라 통일을 보는 두 가지 흐름이 있다면서, 진보교회는 ‘평화통일’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보수교회는 통일 대신에 ‘북한선교’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은 ‘평화통일’이라는 단어보다는 ‘복음통일’ ‘복음적 평화통일’ ‘복음적 통일’ 등 세상 사람들과 좀 다른 각도에서 통일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허 박사는 이어 ‘신사참배와 남북분단’이라는 소제목으로 민족의 복음통일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교회는 1938년 9월 9일 장로교 27차 총회에서 신사참배가 우상숭배가 아니라고 결의한다. 그리고 10년 뒤인 1948년 9월 9일 평양에 공산정권이 들어선다. 허 박사는 국제정치학자의 시각으로 남북분단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면서도 신앙인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다르게 해석했다.

허 박사는 “솔로몬의 우상숭배 이후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갈라졌던 것처럼 한국교회가 우상숭배의 죄를 범한 1938년 9월 9일 평양 서문밖교회의 그 결의를 10년 뒤 평양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는 원인으로 볼 수는 없겠는가”라고 물었다. 신사참배라는 우상숭배로 남과 북이 갈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영적으로 무너진 평양 신사참배 결의 70년이 되던 해인 2008년 9월 9일 신사참배 참회 기도회를 15개 단체들이 모여서 가졌다”면서 “그때 민족 분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는데,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인들을 유추하게 됐다”고 전했다. 바벨론에 끌려간 유대인들은 70년이 되던 해에 3차례에 걸쳐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는 올해가 국토분단 70년이 되는 해라고 지적했다.

허 박사는 “우리 민족은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함께 국토분단이 일어난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와 공산정부의 수립으로 주권분단이 일어난다. 그리고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3년간의 동족상잔을 통해 국민분단이 일어난다. 영토, 주권, 백성이 총체적으로 분단되는 그러한 역사를 겪게 된다”며 “금년이 바로 그 국토분단 70년이 되는 해이다. 이때에 우리가 긴장감을 가지고 민족의 복음통일을 위한 첫발을 디뎌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박사는 이어 이런 포럼 자리가 우연히 이뤄진 게 아니라 통일운동을 시작하는 귀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하며 ‘통일한국’을 만들기 위한 여러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제가 동료들에게 제안했던 것이 근대민족 지성인들이 무슨 꿈을 꾸면서 나라를 만들려고 했는지 연구해보자고 했다. 연구결과 이승만은 자유국가, 서재필은 민주국가, 안중근은 평화국가, 안창호는 공의국가, 김구는 문화국가를 이야기했다. 이 5분의 공통점은 크리스천이다. 이들이 꿈꾸던 나라는 다 기독교 국가”라며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제안했다.

허 박사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에 ‘하나님 나라를 먼저 구할 것’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 것’ 등을 제시하고, 평양에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2015 평양대성회와 독일 통일 25주년을 맞아 세계를 축복하는 한국교회가 되기 위한 10월 베를린 평화축제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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