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사 전한다며 교계 비판… 한기총, 신뢰·인심 잃어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직전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가 최근 교계행사에 참석해 격려사를 전하다 원로목사들로부터 심한 야유를 받았다. 홍 목사와 한기총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교계의 신뢰와 인심을 잃는 모양새다.

홍재철 목사는 지난 8일 서울 종로 AW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2회 한국교회 원로목회자의 날’ 행사에 참석해 2부 순서에서 격려사를 전했다. 당시 홍 목사 외에도 림인식 목사 등이 격려사를, 김명혁 목사 등이 축사를 전하며 축사자의 수가 열 명 가까이 됐다. 사회자는 행사가 지체되지 않도록 순서자들에게 1분 정도만 멘트를 해 달라고 주문했고, 대부분 이에 따랐다.

그러나 홍재철 목사는 5분 넘게 멘트가 길어진 데다 격려사를 전한다면서 “한국교회 원로들은 걱정은 태산같이 하지만 누구 하나 손발 걷어붙이고 나서지 못하는 것이 현실” “의로운 일을 할 때 비판하고,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언론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괴로움을 준다” “무서운 양심의 가책을 받을 만한 일을 해놓고도 뻔뻔스럽게 대중 앞에 나타나서 자신을 변호하는 불행한 시대가 오리라 생각” 등의 말을 했다.

이에 객석 곳곳에서는 “말이 많다” “그만해” “내려와” “무슨 소리야” 등등 야유가 터져 나왔다. 당황한 홍 목사는 서둘러 격려사를 마치고 내려왔다.

최근 한기총은 정관개정 승인 문제를 비판한 교계 일부 언론에 대해 대응수위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기총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사태와 관련, “한기총의 현 지도부를 음해하는 일부 세력의 그릇된 행태에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음해세력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향후 적절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몇 달 전 자진해서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내려놓고 물러난 홍 목사에 대해 일부에선 ‘물러난 뒤에도 한기총을 뒤에서 조종하거나 여차하면 다시 복귀할 것’이라고 의심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구설에 오른 홍 목사의 행동으로 한기총을 바라보는 교계의 눈초리는 더욱 따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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