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8층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근로자 김모씨 추락사가 발생한 16일 오후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가 사고 브리핑 중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왼쪽). 이른바 ‘땅콩 회항’ 사태의 주인공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7일 오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부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땅콩 회항’ ‘제2롯데월드 안전’ 논란에 몸살
대국민사과 ‘동병상련’… 기업이미지 타격 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롯데그룹과 대한항공이 잔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재계 순위로 보면 롯데그룹은 5위,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은 9위다. 롯데그룹은 잇따른 악재로, 대한항공은 ‘땅콩 회항’ 논란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격호 총괄회장의 오랜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의 안전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월 서울시로부터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냈지만 지난 16일 인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이 두 달여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날 오후 12시 58분쯤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8층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비계 철거 작업 중 김모(63) 씨가 추락해 사망한 것이다.

롯데물산, 롯데건설 등 롯데월드몰 관련 계열사들은 지난 17일 오후 제2롯데월드 사망사고 현장을 찾아 유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롯데 측은 이날 대국민 사과에서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기관의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해 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커져만 가고 있다. 저층부 사용승인 이전부터 현재까지 제2롯데월드의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6월부터 이번 사고까지 포함해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만 해도 벌써 세 번째다.

개장 후 저층부에서는 천장에 금이 가고 바닥에 균열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바닥 균열이 “의도된 디자인”이라고 해명했으나 빈축을 샀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아쿠아리움 메인 수족관 누수를 비롯해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의 진동 등 문제점은 계속됐다.

연이은 사고로 결국 롯데그룹은 서울시로부터 지난 16일 아쿠아리움과 영화관 사용제한 조치를 받았다. 또 인부 사망사고가 발생한 공연장은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 중에 발생한 사건, 사고로 인해 롯데의 기업이미지는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제2롯데월드의 잇단 사고에 대해 “불미스런 사고가 계속될 경우 임시사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롯데그룹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해 본인뿐 아니라 대한항공도 최대 위기에 놓여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KE086)에서 승무원이 견과류를 규정대로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륙하려던 비행기를 되돌려(램프 리턴) 사무장을 내리게 하는 사상 초유의 일을 저질렀다.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됐고, 결국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부친인 조양호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성난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악화된 여론에 ‘봐주기 조사’ 논란에 휩싸였던 국토교통부 역시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에 철퇴를 가했다. 국토부는 지난 16일 조 전 부사장을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대한항공에는 운항정지(21일) 또는 과징금(14억 4000만원) 부과 행정처분을 내렸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7일 오후 검찰에 소환돼 12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후 다음 날 새벽 2시 15분에 귀가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넘어 국가 브랜드를 실추시킨 만큼 운항정지 쪽으로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 노선이 21일 간 운항정지를 받을 경우 예상되는 피해액은 252억원 정도다. 여기에 운항정지로 인한 마케팅 부진, 이미지 훼손 등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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