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해 연안 쿰란지역에서 1947~1956년에 발견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경사본인 사해사본이다. BC 150년경의 것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DB

[제1회 국제성경의 날]

2900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58억명에 보급
최다판매, 완독률 낮아
南교인 3분의 1 안 읽어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24일은 전 세계 성경사역단체가 정한 제1회 ‘국제성경의 날’이다. 전미성경협회가 주관하고, 미국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와 유버전바이블(Youversion Bible App)이 후원한다.

71억 인류 중 23억 5500만 명(33.3%)이 믿는 기독교인의 경서 성경은 올해까지 2900개 언어로 번역돼 58억 인구에 보급됐다. 지난 12일 미국 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 밥 크리슨(Bob Creson) 대표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위클리프국제연맹(Wycliffe Global Alliance)을 통해 모국어로 된 성경을 일부라도 가지게 된 인구는 71억 인류 중 58억 명(81.7%)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2025년까지 모든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려는 목표에 성큼 다가섰다”고 밝혔다. 크리슨 대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각국 언어로 된 성경초안을 만드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한편 최근 연맹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언어는 약 7000개이며, 이 가운데 성경 일부 번역에라도 사용된 언어는 약 2900개다. 71억 인류 중 13억 명(18.3%)은 아직 모국어로 완역된 성경이 없다. 이 가운데 6억 3400만 명(8.9%)은 신약성경만 가지고 있다.

전 세계 기독교인보다 많은 성경이 보급됐지만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성경이 일반 신자에게 배포된 것은 불과 300여 년에 불과하다. 가톨릭교회는 1500여 년간 성경을 사제들만 읽도록 허락했기 때문이다. 초기 헬라어와 라틴어로 된 성경을 영어로 번역해 보급했던 이들은 가톨릭 사제들에 의해 화형에 처해지는 등 박해를 받았다. 가톨릭 사제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성경이 일반 신자에게 보급된 이후 영적 각성이 일면서 가톨릭 체제의 비리와 모순도 드러나 중세 가톨릭은 급속히 쇠락했다.

대한성서공회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외국어로 번역된 성경을 전하는 나라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독교인 3명 중 한 명은 성경을 전혀 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인들이 성경을 보지 않는 게 문제라면, 목회자들은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비난받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가 급속히 쇠퇴하는 이유로도 꼽힌다.

반면 북한에서는 성경을 봤다는 이유로 셀 수 없이 많은 지하교인이 죽어가고 있다. 지난 4일 로마 가톨릭 교황청 직속기구인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는 북한을 ‘세계최악의 종교박해국’ 20개국 중 하나로 꼽았다. 이 기구가 밝힌 ‘2014 세계종교자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적어도 80명의 주민이 성경을 갖고 있거나 한국TV를 보고 있다는 이유로 처형됐다. 이밖에도 성경을 읽다가 발각돼 총살당하거나 고문으로 죽는 지하교인의 사례가 수없이 보고되고 있다.

북한의 종교박해와 인권유린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면서 지난 18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인권법이 가결됐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 지난 2005년 발의한 북한인권법은 정쟁과 이념 논리에 밀려 국회에서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