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역습①] 이어폰 끼고 문자 보내다 ‘쾅’… 스마트폰 ‘안전불감증’ 걸린 한국
[스마트폰의 역습①] 이어폰 끼고 문자 보내다 ‘쾅’… 스마트폰 ‘안전불감증’ 걸린 한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는 시민의 뒤로 차 한대가 코너를 돌고 있다. 차는 경적을 울렸지만 시민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 길이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음악 듣고 영화 보고
보행 중 시선 빼앗겨
차 운전시 위험 급증
“죽을 뻔해도 그때뿐…”
위험 알면서도 안 지켜
“홍보 캠페인 늘려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아, 깜짝이야!” 18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안주영(22, 여, 서울시 서대문구) 씨는 무언가에 깜짝 놀라 뒷걸음쳤다. 하얀색 승용차가 안 씨 앞으로 빠르게 지나갔기 때문. 학교 옆 언덕 위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내려오는 차였다. 차와의 거리는 불과 15㎝ 정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던 터라 경적 소리를 듣지 못했다. 한동안 차의 뒷모습만 바라보던 안 씨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영화 마니아인 김정은(20, 여) 씨는 등굣길에 좋아하는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했다. 시선을 빼앗긴 김 씨는 학교 앞 횡단보도에 다다르자 눈동자만 움직여 주위를 살폈다. 시선을 다시 스마트폰으로 옮겼다. 횡단보도를 반쯤 건너자, 그의 뒤쪽으로 파란색 승합차가 스쳐 지나갔다. 김 씨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보는 이들은 아찔했다. 몇 초만 더 늦게 걸었어도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4000만 명을 넘어섰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 하지만, 스마트폰이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습관적인 스마트폰 사용이 대형 참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사고, 매년 증가세

교통안전공단과 현대해상의 ‘스마트폰 사용과 보행 사고 상관관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고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1.9배 증가했다.

스마트폰 사용 용도는 인터넷 검색·문자메시지가 41.6%로 가장 많았다. 통화(33.6%), 음악 감상(16.7%)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사용자의 21.7%는 사고를 당할 뻔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38.3%)가 가장 많았다.

게다가 인구 10만 명당 보행사망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4명)보다 무려 3배(4.3명, 2012년 7월 기준)나 높았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이 보편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날 기자가 이화여대 앞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600명 중 247명이 이어폰을 끼거나 문자 보내기 혹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좌우를 주의 깊게 살핀 후 횡단보도를 건너기보단 주변 상황을 눈짐작으로만 대충 확인했다.

더 큰 문제는 보행자들이 위험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씨는 “지난달에는 문자를 쓰며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일 뻔했다”며 “순간 속으로 ‘죽을 뻔했다’고 생각하고 안도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지금도 계속 음악을 듣고 문자를 쓰며 길을 걷는다”고 말했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운전자 절반, 운전 중 통화

운전자 교통사고 수도 높았다.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발생한 ‘운전 중 기기조작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8123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사망자는 149명, 부상자는 1만 3302명이었다.

이와 관련, 운전 중 휴대전화로 통화를 한 사람은 53.8%로 2명 중 1명꼴이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읽거나 인터넷을 검색한 운전자는 25.5%로 4명 중 1명이었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경험이 있는 운전자는 19.0%로 5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DMB 시청도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운전자의 전방주시율은 70~80%정도인데 DMB를 시청할 경우 전방주시율은 50%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DMB 단말기를 조작하면 평균 6초가 걸렸다. 이는 70㎞ 시속으로 주행 시 앞을 보지 않고 118m를 달리는 것과 같다. 장애물 발견 후 위험 회피 능력도 정상 주행 시보다 40%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운전 중 전화 통화를 하거나 영상기기를 시청한 운전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법만으로는 교통사고를 줄이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는 “교통사고의 절반 이상은 안전부주의 때문”이라며 “전화통화를 하거나 영상을 시청하면 집중력, 사물 인지 능력, 움직임 판단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자와 보행자가 위험요인을 인지하고 스스로 자제하는 것만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방송매체나 거리 홍보 캠페인을 늘려 꾸준히 인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9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유찬 2014-11-23 00:24:45
진짜 사고 날뻔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전화를 받아야 할 업무다 보니 어쩔수 없이 받기는 받는데 참 문제가 많다.

동수 2014-11-22 23:58:34
핸드폰으로 인해 사고가 많아져야만 법을 정하지 말고 미리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지훈 2014-11-22 23:46:57
주변에 핸드폰으로 통화 하다가 교통사고 난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은주 2014-11-21 21:42:56
스마트폰끼고 가는 사람들 정말 차에 치일뻔한 적 한거 많이 봐요.
정말 조심해야 하는데.

다람쥐 2014-11-21 21:26:24
스마트폰 큰일내겟네. 정신 잘 차리고 때와 장소를 잘가려야지. 너무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