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로 주요 역사문화 상징 건물로, (왼쪽부터) 덕수궁 대한문, 대한성공회 성당, 서울시의회, 세종대왕 동상,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울시청 순이다. (서울시 자료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격변기 거치며 거리·건물 등 변화
서울시 “장소 회복해 정체성 강화”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서울특별시 중구 서울역 로터리에서 시작해 종로구 광화문 로터리에서 끝나는 도로 ‘세종대로(世宗大路)’는 근현대 역사문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이 일대는 광화문-시청-숭례문으로 이어지는 국가의 상징적 장소이자 역사·문화 중심지로, 덕수궁을 비롯해 대 한성공회성당, 서울시의회(舊 국회의사당), 서울도서관(舊 서울시청사), 고종즉위사십년칭경기념비전 등 근현대 서울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문화유산이 주변에 산재해 있다.

세종대로 역사 공간 장애 요소 ‘문제점 분석’

최근 서울시는 세종대로 일대를 역사문화 특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 역사의식을 고취하고자 시민대토론회를 마련, 지난 10월에 용역 착수한 세종대로 일대 특화방안과 국세청 남대문 별관 활용 기본계획 수립 방안을 모색했다.

지금의 세종대로는 일제식민지에 따른 격변기를 거쳤다. 근현대를 지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른 문제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창모 경기대 대학원 건축설계학과 교수는 “주변부 차폐시설로 세종대로에서 역사문화유산으로의 경관이 차단 됐으며, 시민을 위한 공간의 수요증대로 기존 시설이 포화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또 보행단절, 협소한 보행 공간, 보행활성화용도 부재 등 보행환경이 열악한 상황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국세청 남대문 별관 부지를 거점으로 세종대로의 역사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한편 지하 공간 개발을 통해 주변지역과의 연계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만 보완된다면 세종대로 일대가 갖는 역사문화 특화공간으로의 장소성은 매우 크다.

경운궁 중심으로 근대도시 풍경 보존

지금의 세종대로는 역사적으로는 태조 이성계가 한양을 건설할 때 너비 58자 규모로 뚫은 대로다. 정부 관서인 6조와 한성부 등의 주요 관아가 길 양쪽에 있어 ‘육조앞’ 또는 ‘육조거리’라 부르기도 했고, 세종로 사거리의 해태 석상이 있다고 해 ‘해태앞’이라고도 했다. 또 1902년(고종 39)에 고종즉위사십년칭경기념비전이 세워지면서 흔히 ‘비각앞’이라고도 불렀다.

특히 비전앞은 전국 국도의 원점이기도 한데, 서울특별시와 전국 각 도시 간의 거리를 표시하는 도로원표(道路元標)가 있어 한반도의 지리적 중심지로서의 의미도 겸하고 있다.

광화문 네거리 일대는 나즈막한 황토 언덕이 있다고 해 ‘황토마루’라 불렀고, 일제강점기에는 ‘광화문통(光化門通)’이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불리다가 1946년 10월 1일 옛 중앙청 정문에서 황토현 사거리까지의 길이 500m 구간을 도로로 지정한 뒤 세종의 묘호를 따서 ‘세종로’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또 고종은 경운궁을 중심으로 한 도시구조개편사업을 통해 이 길을 새로이 형성, 근대도시 경성의 도시풍경이 잘 보존된 곳이 세종대로다. 경운궁을 중심으로 한 방사선 도로의 개설을 통해 백성이 모이는 중심지가 형성된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세종대로 주요 역사문화 상징 건물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서울시의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세종대왕 동상, 서울시청, 덕수궁 대한문, 대한성공회 성당 순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역사문화 경관 개선 방안 모색

이날 민현석 서울연구원 박사는 세종대로 일대 역사문화자원 주변의 시설 정리를 통해 근대서울의 경관을 복원 할 수 있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를 테면, 근대 서울의 원풍경을 형성했던 서울시의회와 성공회성당의 인지성을 강화하고, 환구단, 덕수궁 등 주변의 차폐시설물(현수막, 가로수 등) 정리로 세종대로 주변의 역사경관을 개선하는 방안이다.

또 세종대로 주변의 공원·광장 및 기존 지하공간을 연계하는 입체적 보행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도 나왔다. 세종대로 주변의 주요 광장을 중심으로 보행밀도가 높게 발생하고 있는 반면 지하공간의 경우 단순히 이동통로나 지하철 이용을 위한 공간으로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명동·종로 주변의 지하공간과 연결함으로써 침체된 지하상업공간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다만 단순한 이동통로나 지하상가조성방식의 지하개발을 지양 하고, 다양한 문화·휴게시설을 유치함으로써 지하공간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한편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국가상징축이며 근대 역사문화 자원이 남아있는 덕수궁 일대를 역사적 장소성을 회복하는 특화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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