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본인 쿰란 사해사본의 이사야서. 1947~1956년 발견된 사본으로 BC 150년경의 것이다. 이 사해사본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전해져 오던 마소라 사본(AD 900년경)이 구약성경 말라기서(BC 400년경)와 1300년이나 연대차이가 나서 구약성경의 신빙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사해사본이 마소라 사본의 내용과 거의 일치해 전해져온 구약이 변질됐으리라는 의혹이 사라지게 됐다. ② 사해사본이 발견된 쿰란지역 모습. ③ 성경을 기록했던 양피지. ⓒ천지일보(뉴스천지)DB

베스트셀러 ‘성경’ 완독률 낮아
약속·성취증거로 차별화된 경서
성경대로 이뤄, 이룰 때 믿어야

사해사본 발견, 구약논란 일단락
70인역성경, 기독교전파에 기여
성경, 1500년간 사제만 읽게 해

보급 300년, 오늘날이 읽을 때
성경 안 가르치는 교회 쇠락해
읽는 것뿐 아니라 깨닫고자 해야

南에선 안 읽고, 北에선 못 읽어
성경 읽다 발각돼 수없이 죽어가
北, 체제위협 1순위 기독교인 지목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24일은 전 세계 성경사역단체가 정한 제1회 ‘국제성경의 날’이다. 전미성경협회가 주관하고, 미국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와 유버전바이블(Youversion Bible App)이 후원한다. 성경 읽기와 보급을 목적으로 다양한 행사도 치러진다. 보급률 기준으로 인류의 80% 이상이 지닌 성경은 베스트셀러지만 완독률이 가장 낮은 책이기도 하다. 성경의 날을 맞아 71억 인류 중 23억 5500만 명(33.3%)이 믿는 기독교인의 경서 성경의 의미와 오늘날 성경을 대하는 기독교인의 신앙행태를 진단한다.

◆약속과 성취 증거로 차별화된 경서

성경은 하나님이 장래 이룰 것을 약속한 책이다. 저자는 하나님이며, 하나님이 택한 기자(記者)는 BC 1500년 경 모세로부터 AD 90년 사도요한까지 약 35명이다. 구약은 예수가 오기 전까지의 기록이며 신약은 구약의 약속대로 예수가 온 이후의 기록이다.

지구촌에 많은 종교와 관련 경서가 있지만, 장차 될 약속 즉 예언과 예언대로 이뤄진 증거가 있는 경서는 성경뿐이다. 이는 오늘날 23억 인구가 기독교를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이란 표현 또한 성경에 기록된 예언과 예언대로 성취된 증거에 근거한다. 성경은 그 약속이 때가 되면 반드시 이뤄졌음을 보여주고 이룰 때 믿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 기독교는 예수가 다시 온다는 재림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때가 돼서 이뤄질 때 성경대로 출현한 예수를 믿지 못한 유대인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 거울과 경계로 삼도록 하고 있다.

◆성경보급에 기여한 70인역과 인쇄술

현재 가장 오래된 성경사본은 1947~1956년 사해 연안 쿰란지역에서 발견된 사해사본으로 BC 150년경의 것이다. 이 사해사본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마소라 사본이라고 하는 AD 900년경에 필사된 성경이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BC 400년경의 구약성경 말라기서와 마소라서 사본 간에 1300년이나 연대차이가 나서 구약성경의 신빙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었지만, 사해사본이 마소라 사본의 내용과 거의 일치해 전해져온 구약이 변질됐으리라는 의혹이 사라지게 됐다.

오늘날 기독교 확장과 성경 보급에 실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성경은 BC 250년 히브리어 구약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이다. 번역 작업에 72명의 유대학자가 참여했다. 당시 로마의 지배로 뿔뿔이 흩어진 유대인 대다수는 히브리어가 아닌 헬라어를 사용해 이들을 위해 번역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2010년 캠브리지 대학 교수진은 “중세 시대 각지에 흩어진 유대인 회당에서 이미 헬라어로 번역된 70인역을 사용했다”고 밝히고 발견된 사료들을 공개했다. 니콜라스 드랜지(Nocholas de Lange, 캠브리지대 신과대학 아시아 중동학과 교수) 박사는 “히브리어 구약성경이 헬라어로 번역된 것은 유대 문명의 업적 중 가장 위대한 업적이다. 헬라어로 구약 성경이 번역되지 않았다면, 기독교는 그렇게 빨리 전파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70인역에는 히브리 성서 마소라 본문(Massoretic Texts)에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데 이를 외경(Apocrypa)이라 한다. 외경을 제외한 구약 39권을 정경으로 정한 것은 AD 90년 얌니아회의(Council of Jamnia)에서다. 신약성경 27권은 300여 년이 지난 AD 397년 카르타고 종교회의(Council of Carthago)에서 결정됐다. 카르타고 종교회의는 “이 66권의 정경 외에는 어느 것도 성경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에서 읽힐 수 없다”고 선포했다. 이에 기초해 개신교는 66권만을 정경으로 인정하는 반면 가톨릭교회는 70인역에 기초해 외경을 포함한 73권을 정경으로 인정하고 있다.

초기 가톨릭교회는 약 1500년 동안이나 성경을 사제들만 읽도록 허락했다. 성경이 일반 신자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1450년)과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1517년) 이후 개신교가 확산된 1705년부터다. 주후 1700년간이나 영적 암흑기에 살았던 셈이다. 성경이 일반인에게 보급되면서 가톨릭교회 체제의 비리와 모순도 드러나 중세가톨릭은 급속히 쇠락했다.

◆교인은 안 읽고, 교회는 못 가르쳐

지난 1941년 조선성서공회로 설립된 대한성서공회는 그동안 200여 개 언어로 번역된 성경, 약 1억 5천만 부를 보급하며 자국어가 아닌 외국어 성경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반포하는 성서공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성경을 잘 읽지 않는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2005년 한국갤럽이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종교인에게 ‘경전을 얼마나 자주 읽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읽지 않는다’는 응답이 34.1%나 됐다. ‘가끔 생각날 때마다 읽는다’는 응답이 39.1%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는 ’매일 한 번 이상(11.4%)’ ‘매주 한 번(9.3%)’ 등이었다.

지난해 12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매주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 중에서도 성경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 약 30%, 세 명 중 한 명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염 추기경은 “성경 말씀이 중요한 영적 양식인데도 매일 성경을 읽는 신자는 그리 많지 않아 안타깝다”며 “성경을 읽지 않으면 그리스도와 만나는 기쁨을 체험할 수 없고 따라서 신앙이 식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경을 안 읽는 것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이 성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르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교인들의 불만도 크다. 선교단체 블로그에 글을 올린 네티즌 글***는 “지금의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 동안 우리 기독교의 치명적인 과오는 바로 성경을 안 가르치고 잘 못 가르치고 미흡하게 가르쳐 하나님의 교회가 세상에서 맛을 잃은 소금처럼 되어버린 것”이라면서 “작금의 한국교회는 성경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목회자들의 관심은 오직 교회성장을 통한 목회 성공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교회는 예배만 있고 (성경)교육이 없다. 교회에 나가서 30년 혹은 50년 신앙생활을 해도 66권 중에 단 한권도 제대로 배울 수가 없는 교회가 한국교회”라면서 “이 때문에 (신천지)무료성경신학원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경 대하는 자세 진지·확실해야”

한편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공식카페 ‘진짜바로알자 신천지’를 통해 “성경은 오늘날 우리를 위해 주신 말씀이다. 아담 이후 수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믿었으나, 그들에게 직접 허락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역대 선지자와 사도들이 피 흘려 전해준 성경이 오늘날 우리를 위한 것임을 생각할 때, 성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분명 진지하고 확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백년이란 짧은 기간 안에 눈부신 양적 성장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짧은 기간 이룩한 양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질적인 성장을 꾀해야 한다”면서 “고작 백년이 넘는 전통을 앞세우며 자만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기독교를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성경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나님 보시기에 참 신앙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지키는 자”라면서 “성경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참 뜻을 알고자 간구하는 신앙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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