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13일(현지시각) 영국인 인질 데이비드 헤인즈(44)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출처: 뉴시스)

“우리를 내버려 두라”… 4번째 참수 대상 지목

[천지일보=이태교 기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13일(현지시각) 영국인 인질 데이비드 헤인즈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고, 미국 연합전선 참여국에 경고를 보냈다.

IS는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헤인즈를 살해하기 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라크 정부와 협력을 약속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이 영국인은 당신의 약속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에서 헤인즈는 카메라를 향해 캐머런 총리가 자신의 참수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IS 요원은 영국과 미국의 동맹이 영국의 파멸을 가속화할 것이며 영국인들을 ‘피 비린내 나고 이길 수 없는 또 다른 전쟁’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IS에 대항하는 미국의 사악한 동맹에 참여하는 정부들에 뒤로 물러나서 우리를 내버려 둘 것을 경고한다”고 전했다.

어 IS는 동영상 말미에 또 다른 영국인 인질 앨런 헤닝을 다음 참수자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영국 외무부는 공개된 동영상의 진위를 확인 중 이라면서 만약 동영상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또 다른 ‘역겨운 살인’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는 무고한 구호단체 직원을 비열하고 끔찍하게 살해한 것으로 진짜 악마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 살인자를 추적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할 것이며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그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는 또 14일 오전 긴급 대응 회의를 주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이번 일을 ‘야만적인 살인’으로 규정하면서 IS를 강력하게 지탄했다. 이어 “슬픔과 결의 속에 우리의 가까운 친구·동맹과 오늘밤을 같이 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번 동영상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트로프에 이어 IS가 인질 참수 장면을 인터넷에 공개한 3번째 사례가 된다.

한편 프랑스 구호단체 ‘기술 협력개발기구’에서 일했던 헤인즈는 지난해 3월 같은 단체 소속 직원 등과 함께 시리아로 들어가 새 난민캠프 부지를 둘러보고 터키로 돌아가던 중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

함께 납치됐던 이탈리아인 직원은 600만 유로 수준의 몸값을 내고 풀려났지만, 헤인즈는 영국 정부가 테러리스트와 몸값 협상을 벌이지 않는 원칙을 고수해 억류된 상태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