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지 기자] 여기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이 있다. 남편이 사라져버린 아내, 한쪽 가슴을 도려낸 여자, 하와이의 바다에 아들을 잃은 엄마 등.

<도쿄기담집>은 이러저러한 사연을 품은 인물들이 저마다의 상실을 신기한 우연이나 기묘한 사건을 계기로 담담히 하나의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 다섯 편의 이야기다.

, 수용은 단순한 포기도, 강요된 설득도, 그렇다고 마술적 맹신도 아니다. 단언하기 쉽지 않지만, 만사는 자아와 우연이 공범으로 작동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세상만물은 각자 나름대로 존재의 필연성을 반드시 충족한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식 리얼리즘이 빛나는 순간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단편 특유의 응축적 깊이와 날것 그대로의 거친 매력을 선보여 가장 하루키다운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비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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