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유명 대형교회인 요한동경기독교회의 담임 김규동 목사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김 목사에 대한 소개가 등록된 교회 홈페이지. (홈페이지 갈무리)

日 독보적인 대형교회 한인 목사 ‘성추행’ 의혹 휘말려
사역은 내려놓고, 혐의는 부인… 교회 측, 일본 선교 우려

“속옷으로 손 넣어달라 요구했다”
“당시 사과했는데… 당황스러워”
피해자-목사, 서로 다른 입장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인 비율이 0.4%에 불과한 일본에서 무려 50개 지교회를 운영하며 교세를 떨치고 있는 매머드급 대형교회 목사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개신교 진보성향 매체인 뉴스앤조이는 6일 요한동경기독교회(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규동 목사는 수년에 걸쳐 여러 차례 여교역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세 명이었다. 이들은 2000년대 요한동경교회에서 사역자로 헌신했고, 현재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A씨는 지난 2012년까지 전도사로 사역했다. A씨는 2010년 김 목사 안마를 10회 정도 했고, 그는 김 목사가 몸을 더듬거나 억지로 성관계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2009년까지 간사로 사역한 B씨도 역시 마사지를 요구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기본적인 안마를 했지만, 나중에는 속옷 속으로 손을 넣어서 안마를 해달라는 요구를 했고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전했다. 비슷한 기간 간사를 맡고 있었던 C씨도 김 목사에게 배와 성기 쪽 마사지를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김규동 목사의 입장은 달랐다. 의혹이 있을 수는 있지만 성추행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내가 미쳤었나 보다”라고 말하면서도 “만진 게 아니라 좀 스친 것뿐”이라고 해명하는 등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곧바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며 “당시에는 그들도 다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몇 년이 지나고 나서 왜 다시 이런 일을 드러내고 언론에 제보했는지 당황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목사는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모든 사역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요한동경교회에서 설교를 비롯한 일체 사역을 내려놓고, 1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코스타 준비위원장도 사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사역자의 높은 윤리적 책임을 가르쳐 왔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나의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고 사역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김 목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포털 사이트에 요한동경교회 피해자모임 카페를 만들고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한편 김규동 목사의 리더십으로 성장한 요한동경교회는 현지에서는 ‘괴물 같은 교회’로 통한다. 한 교회에 교인이 40~50명만 돼도 큰 교회 축에 속하는 일본에서 요한동경교회는 매주 한인 2000여 명, 일본인 1000여 명, 중국인 700여 명 등 엄청난 숫자의 교인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담임 김규동 목사는 1998년 일본인에게 테러를 당해 양 다리와 팔이 부러지고 광대 뼈가 으스러지는 등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 이에 일본 교계에서는 그에게 ‘살아있는 순교자’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