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6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건너편에서 ‘교황님, 꽃동네 가지 마세요’라고 쓴 현수막과 손팻말 등을 들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장애인생활시설의 인권 침해 문제 지적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오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이 예정된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꽃동네 거주 탈시설 장애인 모임 등은 6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건너편에서 ‘교황님, 꽃동네 가지 마세요’라고 쓴 현수막과 손팻말 등을 들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명동성당 앞길은 시위에 나선 장애인들과 연대 소속 회원들, 취재기자, 경찰, 지나가는시민과 차량 등으로 혼잡을 빚었다. 특히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집회라면서 “시민들의 이동과 차량 운행을 방해한다”며 이들을 막아섰다.

이들은 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 수 있도록 하지 못하고 사회에서 격리해 보호하는 장애인생활시설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며 교황의 꽃동네 방문에 반대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장애인을 격리하고 억압하는 장애인생활시설 ‘꽃동네’를 방문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설 밖으로 나오기를 열망하는 수많은 장애인들의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이라며 “장애인을 격리시키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냐”고 반문했다.

또 “취임 이후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로 많은 이들의 찬사와 존경을 받아온 교황이 장애인수용시설을 방문해 인류애와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왜곡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지역 사회의 막대한 자원과 공적인 자금은 장애인들의 탈시설을 위해 쓰여야 하며, 꽃동네는 해체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며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꽃동네 방문을 지금이라도 취소하고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를 옹호하고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립 38년째를 맞는 ‘꽃동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생활시설이다. 음성과 가평의 꽃동네에 지원되는 정부예산은 연간 380여억 원에 이른다. 이에 장애인시설 간 정부지원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장애인 인권침해 등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후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문을 염수정 추기경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이 막아서 1시간여 동안 마찰을 빚었다. 이들은 서한문을 결국 전달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연대 측은 교황의 꽃동네 방문이 취소될 때까지 앞으로도 기자회견 등을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국제청원을 위한 온라인 서명을 실시하고 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6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건너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명동성당 앞길은 시위에 나선 장애인들과 연대 소속 회원들, 취재기자, 경찰, 지나가는 시민과 차량 등으로 혼잡을 빚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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