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남방문화인 ‘마루’와 북방문화인 ‘온돌’을 한 공간에 들인 건축물 온돌은 한민족 고유의 전통난방 방법이다. 한옥은 서로 다른 문화를 하나의 공간에 들여놓은 문화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건축물이다. 한국인의 기질은 서로 다른 기질을 같이 공유하고 있는 민족이다. 한국인의 기질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극단과 극단의 만남이 어우러져 화합을 만들어내는 민족이다. 남방문화인 마루와 북방문화인 온돌이 하나의 건축물에서 만난 희귀한 사례다. 한옥은 인문학적으로나 문화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집이다. ‘마루’는 높다는 뜻을 가졌으며 열대지방에서 더위를 피하고, 동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 나무에 기대어 집을 지은 것이 출발이다. 집을 지면과 띄워서 지으면 더위와 짐승으로부터 안전하기도 하지만 하부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습기가 적어 생활하기에도 쾌적하다. 남방문화의 대표적인 건축형태이다.

온돌은 북방문화의 산물이다. 온돌을 사용하는 곳은 동북아뿐이다. 한·중·일에서 사용하는데 중국과 일본은 쪽구들로 공간의 일부만을 온돌을 사용한다. 쪽구들에 상대되는 말로는 통구들이 있다. 방 전체에 온돌을 놓은 것을 말한다. 한국인은 통구들을 사용한다. 집은 거주공간이다. 하늘이 내린 가장 작은 집단이면서 연대성이 높은 것이 가족인데 외부의 위험을 차단한 공간으로 가족 단위로 생활하며 연대의식과 생활공간으로 어느 곳보다도 친밀도 높은 공간이다. 집은 살고 있는 사람의 성격과 문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한옥도 마찬가지로 한민족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장소다.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개의 문화를 한 공간에서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 온돌(溫突)은 따뜻한 것을 발산한다는 뜻을 가진 한자로 다양하다. 우리의 국어사전에는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불기운이 방바닥 밑으로 난 방고래를 통해 퍼지도록 해 방바닥 전체를 덥게 하는 난방 장치다. 온돌에 대비되는 말로 빙돌(氷突)이라고 하기도 했다. 중국의 기록에는 갱(坑)이라고 썼다. 한문으로 표현하는 말도 다양하다. 지역과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어 사용했다. 온돌은 정확한 표현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온돌은 원래 우리말로는 돌을 뜨겁게 구운 돌이라는 ‘구운 돌’에서 비롯돼 이것이 ‘구들’로 굳어졌다고 본다.

구들은 가난한 사람이 먼저 사용했고 다음으로 상류층으로 전파된 난방방법이다. ‘신당서’에 보면 구들의 사용에 대한 내용이 있다. ‘구민성동작장갱(窶民盛冬作長坑, 가난한 사람들은 한겨울에 긴 구들을 사용했다).’

고려 초기 때만 해도 구들은 하층민이 주로 사용하던 난방이었다. 고려 중기 이후에 상류계층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정자나 승방에도 도입되기 시작해 점차 상류계층으로 사용됐음을 문헌에서 보여준다. 초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구들과는 달랐다. 삼국시대에는 실내에 아궁이가 있었다. 점차 진화해 고려시대에는 방 밖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삼국시대에는 방의 일부에만 만들어졌다가 고려시대에 들어서 방 전체에 깔기 시작했다. 구들에 의한 난방방식의 보급으로 상류층에서도 좌식문화가 보급되기 시작한다.

일본과 중국은 방에 모두 돌을 바닥에 깔지 않는다. 일부만 까는 쪽구들방식이 일부 존재한다. 실내공간 모두 돌을 깔고 난방을 하는 민족은 한민족뿐이다. 이를 통구들이라고 한다. 우리의 온돌문화와는 다르다. 중국은 침대를 사용하고, 일본은 다다미를 사용한다. 온돌로 난방을 하는 한국과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특별한 것은 난방과 취사를 같이 한다. 밥을 짓거나 소죽을 끓이고, 음식을 준비할 때 부엌에서 불을 때 일차적으로 취사를 하고, 이차적으로 이어진 구들을 통해 방바닥을 달군다.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며 방은 연기로부터 자유로워 안락한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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