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전 세계 71억 인구가 세계인의 축제인 ‘2014 브라질 월드컵’ 열기로 가득하다. 8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월드컵은 세계 3대 스포츠 중의 하나로 세계인들의 이목이 가장 많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삼바(samba)의 나라 브라질에서 지난 6월 13일부터 열리고 있다.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국가가 초반에 탈락되는가 하면 예상치 못한 국가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어 세계축구계를 교란시킬 정도이다. 한마디로 이변과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이미 러시아와 1차전, 알제리와는 2차전을 치렀다(본 글은 벨기에와의 경기 이전에 작성됨).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의하면 러시아는 랭킹 19위, 알제리는 22위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축구 강국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곳에는 한민족의 뜨거운 응원 열기와 함성이 있다. 더불어 선수나 응원단의 모습에서 우리 민족 특유의 근성과 응집력을 찾을 수 있다. 근자에 이러한 특성이 가장 잘 발현된 것은 2002년 6월 한일월드컵에서였다. 엄청난 한민족의 에너지를 발산했던 동시에 문화민족임을 세계만방에 알렸다는데 의의가 크다.

축구 변방국이었던 우리나라가 ‘4강 신화’를 달성한 것은 한민족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 준 커다란 화두였다. 게다가 한 달여 대회 기간에 약 2500만 명의 국민이 참여한 거리응원은 문화민족으로서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필자는 ‘2002 한일 월드컵’이 끝난 2003년 1월 뉴질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뉴질랜드인들은 서슴지 않고 한국에 대해 ‘역동적인 한국(Dynamic Korea)’이라고 표현했다. 신명의 민족, 신바람의 한국문화, 민족의 단결력을 세계에 알렸으니 국운 상승의 큰 기회를 얻은 셈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세계 180여 개 국가에 거주하는 730만 명의 한민족이 또 하나가 되어 일사분란하게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때로는 밤잠을 설쳐가며 전 세계 어디서나 목이 터져라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사를 바꾸는 주역이 되고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의 변방국에서 중심국으로 우뚝 도약하고 있다. 이러한 동인은 민족 특유의 유전 인자에 있지 않을까 한다. 즉, 불굴의 정신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인자를 갖고 있다고 본다.

한편 한민족의 열띤 응원은 태극전사들에게 투혼의 힘을 불어넣어 준다. 이뿐만 아니라 응원을 통해 한민족을 하나로 엮으며 화합의 장을 만들기도 한다. 오늘날 한민족 사회와 모국의 연계는 상생의 글로벌 시대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브라질 및 프랑스 등 축구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국외 거주 자국민 및 자국 선수, 그리고 흑인 문화와의 협력·융합에 의해 발전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제 경쟁력의 에너지는 한민족 및 세계와 긴밀히 공조전선을 형성함으로써 생성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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