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겨레의 힘] 이제 우리말로 축문과 비문을 쓰자
[우리말은 겨레의 힘] 이제 우리말로 축문과 비문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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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우리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중국 문화와 말글을 배우고 섬기다 보니 제사 때 쓰는 축문과 무덤 비문도 거의 모두 한문이다. 그런데 큰돈을 들여서 만든 한자 비문은 오늘날 사람들은 읽지도 못하는 거추장스러운 돌덩이가 되어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한문으로 쓴 축문도 쓰고 읽기 힘들어 제 몫을 다하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날 우리 글자가 없어서 이런 글도 어쩔 수 없이 한문으로 썼지만 이제 우리 말글로 축문과 비문을 써야 우리말도 홀로서고 우리 얼이 바로 선다.

아직도 많은 집안에서 축문을 한문으로 쓰고 읽는다. 그런데 그 축문을 쓰고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이 든 이들이 쓰거나 읽을 수 있지만 거의 베끼는 수준이고 읽어도 젊은이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니 젊은이들은 제사에 흥미를 잃고 감동을 하지 못한다. 제사는 조상을 생각하고 그 가르침을 이어가는 자리도 되며 가족이나 친척이 만나고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일인데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있다.

아버지 제사 축문을 보자. “維歲次 0月 0日 孝子 吉童 敢昭告于 顯考學生府君 歲序遷易 諱日復臨 追遠感時 昊天罔極 謹以 淸酌庶羞 恭伸奠獻 尙饗”이라고 쓰고 “유세차 0월 0일 효자 길동 감소고우 현고학생부군 세서천역 휘일부림 추원감시 호천망극 근이 청작서수 공신전헌 상향”이라고 읽는다. 한문으로 된 축문 틀을 보고 날짜에 맞는 간지, 그리고 사람 이름만 넣으면 되지만 쓰기도 읽기도 힘들고 젊은이들은 말할 것이 없고 어른들도 그 읽는 소리를 듣고 그 뜻을 알아보지 못한다.

이 축문을 우리말로 바꿔서 써보면 “이제 세월이 흘러 0월 0일 돌아가신 날을 맞이해 효자 길동이 아버지 영전에 고하나이다. 다시 제삿날이 돌아오니 살아 계실 때 아버지를 제대로 모시고 받들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고 아버지 생각이 더욱 간절하게 납니다. 우리 형제와 손자들은 아버지 덕분에 잘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소서. 아버지를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 바치옵니다.”라는 식으로 쓰면 될 것이다. 오늘날 말글로 시나 추모 글을 써 읽어도 된다.

제사 때 써 붙이는 지방이나 무덤에 있는 비문도 마찬가지다. 지방도 꼭 한문을 세로로 쓸 것이 아니라 한글을 가로로 “아버지 신 모시는 자리”라거나 “할머니 신 모시는 자리” 식으로 쓰거나 지방 대신 사진이 있으면 사진을 놓고 제사를 지내도 될 것이다. 오늘날 비석을 세운다고 중국에서 돌까지 수입하는데 돈 들여서 자연을 더럽히는 것으로 후손에게도 못 쓸 일이다. 빗돌(비석)글도 “홍길동 무덤”처럼 한글로 쓰고 태어난 날과 죽은 날짜, 그리고 살아서 한 일이나 그가 쓴 좋은 글을 우리 말글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인 한글을 가진 국민으로서 아직도 중국 문화에 찌들어 잘 알지도 못하는 한문을 쓰고 있는 것은 부끄럽고 바보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중국 한문을 쓰는 조선시대나 한자를 안 쓰면 안 되는 일본 말글 시대도 아니다. 이제 중국이나 일본, 미국 문화나 우러러볼 것이 아니라 우리 자주 문화를 꽃펴서 세계 문화발전에 이바지할 때이다. 우리 말글로 생각하고 문화생활도 해야 남들이 우리를 깔보지 않는 선진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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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사랑 2014-04-29 21:02:49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우리 한글...사랑하고 자주 사용하여야 우리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