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한글인터넷추진총연합회 前추진본부장·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세종대왕이 500년 뒤에 올 컴퓨터 인터넷 통신시대를 내다보고 한글을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한글은 오늘날 정보통신 기계와 아주 잘 맞는 글자다. 이런 한글이 있었기에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선진국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말이 쑥 들어갔다. 한글을 이용한 우리식 정보통신 기계와 기술을 개발하고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인터넷통신은 영문을 쓰는 나라에서 처음 개발해 쓰기 시작했기에 영어를 쓰는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사람은 그 이용이 매우 불편하다. 그런데 컴퓨터와 인터넷통신에 소리글자인 영문만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같은 소리글자인 한글과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 세계에서 미국이 만든 문서편집기가 아닌 우리 자국어 문서편집기를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고, 인터넷 주소창(URL)에 영문이 아닌 우리 한글을 쓰고 자기가 들어가고 싶은 누리집(홈페이지)으로 바로 들어가게 하는 한글인터넷주소를 개발해서 한동안 잘 썼다.

이 한글인터넷주소는 영어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인터넷 통신을 할 수 있게 해주어 매우 편리하다. 청와대 영문 인터넷주소는 ‘http://www.president.go.kr’이다. 그런데 영어를 쓰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영문 주소를 치고 청와대 누리집에 들어가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 이런 영문 주소는 기억하기도 힘들고 오타가 나오기 쉬워서 시간과 노력을 많이 빼앗는다. 그러나 인터넷 주소창에 한글로 ‘청와대’라고만 쓰고 청와대 누리집에 바로 들어가게 하는 이 방식은 우리에게 매우 편리하고 좋다.

이 방식은 한글만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길로써 우리나라가 누리통신 강국이 되는 첫걸음이고 우리 국민이 누리통신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시간과 힘을 덜 들일 수 있는 좋은 길이다. 그래서 13년 전에 한글단체는 한글인터넷추진총연합회를 만들고 이 방식이 널리 쓰이도록 알리는 활동을 했고 10년 전에는 많은 국민과 중소기업이 이 방식으로 정보통신을 손쉽게 이용해서 경제활동을 하고 정보와 지식을 손쉽게 얻었다. 그리고 이 방식을 외국에 수출하려고도 했다.

그런데 이 방식이 돈벌이가 된다고 생각한 한 기업이 권력과 대형 외국 인터넷회사와 한국 통신사들을 등에 업고 이 한글인터넷주소 사업을 하는 한 벤처기업을 짓밟고 이용할 길을 막았다. 국제표준이 아니고 조그만 벤처기업이 개발해 추진하는 일이라는 구실을 내세워서 그랬다. 그래서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이 방식으로 주소창에 회사나 상품이름을 한글로 쓰면 제 회사 누리집으로 고객을 오게 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주소창에 한글이름을 쓰면 검색 포털회사로 한 단계 더 거쳐서 가도록 만들거나 검색창에 이름을 쓰고 가도록 만들어 포털회사에 돈을 내게 했다.

그러니 중소기업과 소상인은 매우 불편하면서도 피·땀을 흘려서 번 돈을 포털 검색회사에 어쩔 수 없이 빼앗기게 됐다. 이는 한글만 아는 사람은 누구나 통신을 이용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고 정보통신을 할 수 있는 길을 막은 잘못이었다. 권력과 외세를 등에 업고 불공정 거래를 일삼아 부당이득을 얻으려는 속셈에서 나온 비정상행위였고, 한글 발전도 가로막는 언어사대주의에서 나온 불공정 상행위였다. 그래서 검색으로 떼돈을 버는 포털 검색 회사만 키우고 중소기업은 힘들게 해 오늘날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 정부는 ‘한글인터넷주소’를 국내표준으로 정하고 우리 국민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누리통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 이는 한글도 빛나게 하고, 중소기업을 살려서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다. 이것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일이고, 정보통신 선진국이 되는 길이며 정부와 국민이 쉽게 소통하고 화합하도록 돕는 길이다. 또한 이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국가를 이루는 바르고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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