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CC 방한단이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NCCK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WCC 트웨이트 총무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과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WCC 방한단 기자회견, 향후 방향‧일정 공식 발표
6월 제네바서 남-북교회 및 세계교회 평화 논의
8월 전 세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주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회의가 오는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남북교회는 물론 세계교회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픽쉐 트웨이트 총무는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16∼19일쯤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트웨이트 총무는 지난 WCC 부산총회 결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란 주제가 도잔소 회의 30주년이 되는 올해 세계교회의 관심사로 전면에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도잔소 회의는 1980년대 냉전시대에 한국교회와 한국인들이 ‘평화와 통일 문제’를 중요 이슈로 다룰 수 없었던 어려움을 해결해보고자 마련된 국제회의였다. 이 회의를 통해 1986년 남북교회 지도자들이 스위스 글리온회의를 통해 첫 만남이 이뤄졌다. 이에 같은 주제를 지난 WCC 부산총회에서 성명으로 채택한 WCC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운 것. 그 첫발로 오는 6월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대표들을 초청해 국제회의를 개최한다.

WCC는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일구는 일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분단으로 인한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볼 예정이다. 또 부산총회 한반도 성명서에 명시된 세계교회의 남북교회 방문 계획과 관련해, 방문단 구성 및 일정과 구체적인 방법 등 실현 가능한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조그련, WCC 행사 참석의사 표명”

이번 제네바 국제회의는 지난해 트웨이트 총무와 북한교회 지도부의 회담 결과를 토대로 추진됐다. 지난 9월 총회 전 트웨이트 총무는 평양을 방문해 북한교회 지도부와 회담을 가졌다. 당시 트웨이트 총무와 북한교회는 2014년에 새로운 회합을 갖기로 논의했고,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은 WCC와 NCCK가 함께 개최하는 모임이나 행사에 참석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WCC에 확인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트웨이트 총무는 “우리는 회합을 통해서 어떻게 북한의 관점과 북한의 입장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고, 공동의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 협의회의 주목적은 성명이나 문서를 발표하는 것보다 서로에 대한 경청과 이해를 통한 향후 협력방안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라고 강조했다.

NCCK 김영주 총무는 이번 회의와 관련해 “남북교회 및 세계교회가 지난 WCC 부산총회의 결과물인 한반도 평화 성명서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며 “6월 회의에서 WCC 회원교단들이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해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논의‧합의한 것을 7월 중순 WCC 중앙위원회에 보고해, 향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내용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WCC 방한단이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NCCK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북관계, 제재보다 대화‧협력으로”

WCC는 ‘한반도 평화 성명서’에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를 통해 결정한 대북 제제 조치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내용을 담았었다. 이와 관련해 트웨이트 총무는 “국제사회의 봉쇄 제재가 얼마나 유효하고 효율적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며 “무죄한 일반 백성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제재와 봉쇄가 아닌 다른 방식을 통해 대화와 협력,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방침이다. 또 그는 “분단으로 인해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정치적인 현장에서 일깨워 정치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총회에서 채택된 성명 등 각종 후속 계획에 대한 실무를 담당한 WCC 국제문제위원회 피터 프루브 국장은 “향후 과제 가운데 하나로서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위한 사역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전 세계교회들이 한반도에서의 정의와 평화, 화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보고 동참함으로써 세계 모든 교회들도 (자신의 나라에서) 정의와 평화를 세우기 위한 격려와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WCC와 NCCK는 올해부터 8월 15일 직전의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주일’로 정해 세계교회가 함께 기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NCCK는 오는 6월 중순까지 남북교회가 합의한 예배와 기도 문서를 WCC에 발송하고, WCC는 전 세계교회에 공유할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정해선 NCCK 국제협력국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WCC 울라프 트웨이트 총무와 WCC 국제문제위원회 피터 프루브 국장, NCCK 김영주 총무가 참석했다. 통역은 WCC 디아코니아 에큐메니칼 연대 국장 김동성 목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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