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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독립성 보장으로 경영 효율성 제고 기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근 재계에서 불고 있는 각자대표의 바람이 거세다.

LG전자와 LG상사, 현대모비스 등이 잇달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이들의 대열에 합류하는 분위기다.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27일 주총을 통해 단독대표 체제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수천 사장의 각자대표로 전환할 예정이다.

각자대표제는 최고경영자(CEO)와는 별도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하거나, 여러 명의 대표이사를 선정해 대표이사 각자로 하여금 회사를 대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인수합병(M&A)과 사업의 확장 등으로 영역이 커진 기업을 단독으로 이끄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단독대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한 환율 변동이 증가하고 금융 불안이 가속화되면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들이 각자대표제를 점점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각자대표의 경우 두 명 이상의 대표이사가 모두 합의를 한 뒤 공동으로 서명해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공동대표 체제에 비해 독립성이 보장되는 만큼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업 분야의 전문성 및 역량을 강화시키고 의사결정 체계를 다원화시켜 위험 요소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룹 지주사나 핵심 계열사의 경우 신속한 경영 판단이 요구되고 있어 각자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LG그룹이 지주사인 (주)LG와 (두산), 각 그룹의 주요계열사인 현대차와 롯데쇼핑, GS건설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연초부터 직원들에게 ‘경영 환경의 위기론’을 강조해온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단독 대표를 탈피해 ‘각자대표’ 체제로 기업을 탈바꿈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4일 주총을 통해 기존 대표이사인 구본준 부회장과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표이사로 선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LG상사도 이희범 부회장과 송치호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또한 재벌 오너 범죄에 대한 엄벌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가 높아지는 것도 각자대표 체제의 도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각자대표 체제가 자칫 기업 내부 갈등의 소지가 있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외 시장 환경 변화나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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