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아산 관광매출 손실, 인원현황 표 ⓒ천지일보(뉴스천지)

남북 당국 간 회담 주시… 재계 ‘남북 경협 부활’ 기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관광매출 손실만 8200억

재개시 2개월내 관광 가능
관광객 신변보호 등 과제
5.24 대북제재 해제 기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남북관계 진전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에서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히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대그룹의 숙원 사업인 금강산 관광과도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사전에 금강산 이산가족상봉 행사의 완벽한 준비를 지시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이번 이산가족상봉에 투입된 현대아산 인력은 총 100여 명에 이른다. 직원 수 300여 명 중 3분의 1을 투입할 만큼 공을 들였다. 200여 명의 건설사업본부를 제외한 현대아산 전 인력이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매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아산은 이번 이산가족상봉에 회사의 명운을 건 셈이다. 사실상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이 중단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현대아산의 전체 인력은 1000여 명에 달했다. 이후 수차례의 구조조정을 거쳐 현재 300여 명으로 인력이 감축된 상태다.

금강산 관광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국내 기업인 최초로 방북해 체결한 ‘금강산관광 개발의정서’에 따라 1998년 시작돼 10년 동안 200여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특히 금강산 관광은 남북 상시대화채널의 역할을 유지해오며 남북 간 평화 유지와 신뢰구축에 큰 도움을 줬다. 또한 6.15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으며, 개성공단을 탄생시키는 데도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은 지난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살사건 이후 중단됐다. 이 때문에 현대아산 측이 입은 관광매출 손실은 82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협력업체의 매출 손실액인 2900억 원까지 합하면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금강산 관광에는 현대아산이 직접 투자한 7000억 원과 외부투자 1300억 원 등 총 8000억 원 이상이 투자됐다. 현대아산 측은 이산가족상봉 행사 후 앞으로 있을 남북 당국 간 접촉에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선 남북 당국 간 합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분위기상 상봉 행사 후 남북 추가 적십자 실무접촉과 추가 고위급 접촉이 열릴 가능성 높다. 현대아산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남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합의할 경우 2개월 내로 관광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고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금강산 현지 시설물의 경우 남북이 합의만 하면 곧바로 개장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북한 당국 간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놓고 협상을 한다하더라도 풀어야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있다. 우선 관광객 신변 보호, 재발 방지, 진상 규명 등의 과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 아울러 몰수‧동결된 우리 측 자산이 해제되고, 투자업체 피해 보상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5.24 대북제재 조치의 해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초 발언한 ‘통일 대박’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재계에선 남북 경협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명박 정부 때 단절됐던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금강산 관광의 재개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금강산 관광 재개나 남북 경협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