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오른쪽)를 앞줄로 이끌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정몽준 불출마’ 무게… 경선 흥행몰이 차질 우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새누리당이 ‘박원순 대항마’ 찾기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꼽힌 7선의 정몽준 의원이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정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직접 후보가 되는 것보다 당의 능력 있는 후보들을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의 측근에 따르면 정 의원은 2017년 대선 출마에 마음을 두고 있어 서울시장 출마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당내에선 민주당 소속 현 박원순 서울시장의 독주 체제를 막을 필승카드로 정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거론해 왔다. 하지만 정 의원의 불출마로 유력한 후보군 하나를 잃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등 거물들의 당내 경선을 통한 흥행몰이에 차질을 빚게 됐다.

또한 김 전 총리가 여전히 출마 의지를 밝히지 않는 것도 부담 요소다. 현재까지 당내에서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것은 이혜훈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이외에도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오세훈 전 시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6월 지방선거가 집권 2년 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민심을 가늠하는 선거인 만큼 여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선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남은 국정 지지 기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선 김 전 총리로 무게의 중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황식 카드’도 녹록지만은 않다. 당내 경선 없이 박 시장이 후보로 추대될 것이란 얘기가 나올 만큼 박 시장의 지지율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전 총리(16.8%)는 박 시장(28.5%)과 정 의원(19.5%)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신뢰수준 95%, 표본 오차범위 ±3.98~4.37%p).

하지만 안철수 신당에서 후보를 낼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야권표가 분산돼 어부지리로 새누리당이 서울시장을 탈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철수 신당을 추진 중인 새정치추진위원회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했다.

이 공동위원장은 지난 3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라는 곳은 피해갈 수 없는 전쟁터”라면서 진행자의 출마 여부 질문에 “그것은 당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안 의원 측은 민주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이 같은 정황을 감안해 안 의원 측이 후보를 내고 김 전 총리가 정 의원의 지지율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 박 시장과 대등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