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끝에 손가락 베인 듯한 어른 노릇

최주식

늦은 밤 우리 동네 골목길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욕설을 하며 싸우고 있다면
성큼성큼 다가가 사이좋게 지내라
훈계할 수 있을까

어두컴컴한 우리 동네 공원
또래의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며
서로 희롱하고 있다면
가까이 다가가 그러면 안된다고
타이를 수 있을까

요즘 세상 때가 때인만큼
귀 닫고 눈 감아 침묵으로 가야하나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데
칼 끝에 손가락 베인 듯 눈물 핑 돈다

 

-약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서정작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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