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국회를 찾아가 첫 시정연설을 한다. 역대 대통령이 직접 국회 시정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동안 지난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했고, 나머지 해에는 국무총리가 대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해 정부예산안, 민생살리기 법안 등과 관련해 국회와 정치권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여러 차례 순방에서 그 방문국 언어로 연설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 5월 첫 순방지였던 미국에서는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했고, 중국에서도 중국어로 연설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순방 중에 프랑스 경제인들 앞에서 불어로 연설해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정연설에서도 해외 순방 때와 같이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에 따라 정기국회 향방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치 정국이 지속될 지 아니면 정국을 풀 실마리가 될지는 이날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달려있다고 엄포를 놓은 셈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야당이 듣고자 싶어 하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특검과 특위 수용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거론한다 해도 지난달 3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한 발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 개입에 대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법부 판단과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철저한 조사와 사법부 판단 나오는 데로 불편부당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고 재발 방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야당이 수용할 만한 발언이 없을 경우 여야는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 야당의 박수 소리 없는 촌극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예의를 갖추고 환영하는 정치권의 모습을 대부분의 국민은 바랄 것이다.

미국의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이 평소 대립하지만 대통령이 의회에 서는 날에는 여야가 따로 없이 함께 기립박수를 한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여야가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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