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헬기가 16일 오전 8시 55분쯤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 충돌한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16일 오전 8시 54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주말 아침 정적을 깨는 소리가 주민의 단잠을 깨웠다. 이 아파트를 지나던 헬기가 102동 고층에 충돌한 후 화단으로 추락한 것.

사고 헬기 기종은 8인승 시콜스키 S-76 C++(HL9294)으로 LG전자 소속의 민간헬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박인규(58) 씨와 부조종사 고종진(37) 씨가 사망했다.

헬기 충돌사고로 아이파크 아파트 102동 21~27층은 창문이 깨지거나 외벽이 파손됐다. 사고 시간은 평일이면 출근시간대이지만 주말이어서인지 인근을 지나가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또 당시 21~27층에 주민 27명이 있었으나 사고 직후 신속하게 대피해 주민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들 주민은 강남구 오크우드 호텔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다.

아파트 화단에 떨어진 헬기는 꼬리날개 부분을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다.

이날 사고 현장은 아침부터 경찰과 구조요원, 취재원, 주민들로 붐볐다. 특히 휴일을 맞아 집에 있던 주민들은 ‘쾅’ 소리에 놀라 잠옷에 외투만 걸치고 나와 현장을 지켜봤다.

아파트 내 헬스장을 이용하던 한 주민(68, 남)은 “운동하고 있는데 나뭇가지와 금속 조각 같은 파편이 날아왔다. 돌풍이 불어도 이런 광경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한 주민은 “전쟁이 난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한 주민은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안개 상황에 대해 “10년간 이곳에 살았지만 이런 짙은 안개는 처음 본다”고 전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2004년 3월에 완공됐으며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알려졌다. 아파트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밀구조진단에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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