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동료 “EGPWS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을 것”
LG전자 측 “EGPWS 탑재 여부 확인 어려워”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16일 오전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와 충돌해 추락한 LG전자 헬기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사고로 사망한 박인규(58) 기장의 25년 지기 친구이자 현재도 경비행기를 운행하고 있는 전모(58) 씨는 “박 기장은 베테랑 중에서도 베테랑 조종사”라며 “지상접근 경보시스템(EGPWS)이 정상 작동했다면 이런 사고는 안 일어났을 것이라는 게 비행하는 사람들의 일반적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기장의 실수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EGPWS는 ‘전방 장애물 충돌방지’ 장비로 전방에 헬기보다 높은 물건이나 산 등이 있을 경우 조종사에게 ‘풀업(Pull up)’이라는 경고음을 보내게 돼 있다.
해당 장비는 고가의 장비기 때문에 대부분 첨단 비행기나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전용기에는 일반적으로 장착돼 있다.
전 씨는 “평소 (사고가 난 헬기는) 최고의 헬기로 모든 첨단 장비가 장착됐다고 (박 기장에게) 들었다”며 “이 장치가 작동됐는데도 이런 사고가 났다는 게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해당 장치가 제대로 작동이 됐는지 작동이 안 됐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사고의 원인은) 둘 중 하나다. 장비가 고장 났거나, 기장이 풀업 풀업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갔거나”라며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풀업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돌진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장비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 관계자는 “사고 헬기에 EGPWS라는 장비가 장착돼 있었는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며 “지금 사고대책반이 가동 중이기 때문에 관련 사실을 사고대책반에서 확인하는 것이 맞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사고가 난 LG전자 소속 헬기는 시콜스키 기종으로 주로 VIP 수송용으로 쓰이며, LG전자는 2007년 해당 헬기를 구입했다. 고가에 최신 기종으로 해당 장비가 장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이날 사고로 사망한 故 박인규 기장은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1978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임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80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전용 헬기를 몰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조종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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