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선 패배론 이유 들어 출마 고사 “때 아니다”

▲ 10.30 경기 화성갑 재보선 불출마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0.30 재․보궐선거 최대 ‘빅매치’가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 간의 정치 거물급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4일 손 고문과 심야회동을 갖고 경기 화성갑 재보선 출마를 요청했다. 전통적인 보수표를 공략하겠다며 서 전 대표를 공천한 새누리당에 맞서 ‘박근혜 정권 심판론’을 꺼내 들 카드로 ‘손학규 차출론’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손 고문은 김 대표의 출마 제안을 거절했다. 손 고문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당이 어려울 때 몸을 던져왔지만 지금이 그런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불출마 입장을 전했다.

김 대표는 5일에도 손 고문을 만나 설득 작업을 이어갔다. 손 고문은 이날도 동아시아미래재단 김영철 대표이사를 통해 “출마 문제에 대한 내 입장은 확고하니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거듭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에 패한 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자칫 국민들에게 욕심으로 비칠 수 있는 데다, 공천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우려된다는 것을 손 고문은 이유로 들었다.

특히 손 고문의 측근들도 향후 정치 행보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손 고문의 출마를 만류하는 데 무게를 더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갑의 경우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인데다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텃밭인 영남지역보다 오히려 지지율이 더 높다. 결국 손 고문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낙선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19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오일용 지역위원장이 이미 표밭을 일구고 있는 점도 손 고문에겐 부담이다.

오 위원장은 “전략공천은 사실상 새누리당과 서청원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면서 “의석 1석에 연연해 더 큰 국민적 신뢰와 믿음을 잃는 우를 범한다면 그것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라며 손 고문의 전략공천을 반대했다.

하지만 손 고문의 화성갑 출마 여지는 남아 있다. 정치는 선거를 외면해선 안 된다는 게 손 고문의 평소 생각인 만큼 당이 당력을 집중해 출마 요청을 해오면 손 고문이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손 고문은 6일 손학규계 전․현직 의원 20여 명과 저녁 식사를 겸한 회동에 이어 8일 오후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손 고문이 화성갑 출마 여부를 놓고 최종 어떠한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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