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종교간 평화추진 한국협회 김윤열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유엔종교간 평화추진 한국협회 김윤열 대표

[천지일보=이길상, 박준성 기자] 유교,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수많은 종교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을 가리켜 종교백화점이라고들 한다. 세계 속에서 종교 간 평화와 화합이 어느 지역보다 우선 필요한 곳이 대한민국이다. ‘유엔종교간 평화추진 한국협회(KSUNIPAR)’ 김윤열 대표는 종교·종파를 초월, UN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기관들과 연대해서 세계평화를 위해 종교 화합운동을 펴고 있다. 그가 말하는 종교 화합과 한국종교계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 케이에스유니파(KSUNIPAR) 설립 목적.
종교 간 갈등과 분쟁이 심화되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UN은 1981년 총회에서 세계 각 나라와 종교계를 향해 종교지도자들이 교류하고 대화를 통해 평화의 길로 나와야 함을 호소했다. 이것이 ‘세계종교간 화합과 평화에 관한 UN총회 결의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머지않아 종교로 인해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하지만 다종교·다문화 사회로 급속히 변하는 대한민국은 이에 대한 소식을 알지 못하고 있다. 고국에 들어온 2011년 ‘케이에스유니파’ 설립해 UN총회가 발표한 결의문의 취지를 홍보하고 지금까지 종교 간 평화를 도모하고 있다.

- 갈등하고 대립하는 종교, 무엇이 문제인가.
상대를 알지 못하기에 불신과 분쟁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개신교가 천주교를 모른다. 이는 대화가 없고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인을 이끄는 지도자가 우선 배우고 알아가야 하는 게 맞지만 따르는 신도들(풀뿌리 신앙)도 함께 이웃종교를 배우는 데 동참하면 좋겠다. 그런데 일부 종단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분들도 있다. 자신의 종교를 버리고 다른 종교를 받아들이라는 말이 아니다. 유엔 총회가 발표한 결의문의 핵심은 종교가 서로 교류하고 평화롭게 더불어 살아가자는 메시지다. 한마디로 전 세계가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데 종교인이 함께하자는 것이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대한민국 종교인(신도)들은 이웃종교를 이해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 종교가 화해하기 위한 선행 과제는.
불신을 깨고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대화’를 해야 한다. 종교의 핵심적 가치는 사랑과 평화다. 서로 싸우는 것은 (창시자의 뜻과는 달리) 신앙하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다. 자기 종교가 최고라는 우월주의에 빠져 있다. 무지에서 오는 욕심과 교만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 종교계 화합의 해법이 있는가.
한민족은 홍익인간(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의 사상이 뿌리내려 있다. 대한민국은 다양한 종교를 수용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일부 서양에서 들어온 종교가 마찰을 빚고 있다.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예를 들어 개신교는 부자가 됐다. (짧은 기간에) 교세도 상당히 커졌다. 양적으로는 성장했으나 교만한 마음도 비례한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일찍부터 선각자들이 종교화합운동을 실천해 종교 본연의 사명을 다한 보기 드문 국가다. 아울러 7대 종단 등이 종교 간 화합을 위해 상호 방문하는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세계 종교계에 모범이 된다.

대한민국은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이 있다고 본다. 이 같은 확신을 명확하게 하려면 한국종교계가 종교 간 교류의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종교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종교인은 이웃의 잘못을 용서하는 마음을 품고 사는 게 맞다. 또다시 말하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이웃종교를 알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기종교도 더 깊이 있게 이해한다.

요즘 들어 20~40대 젊은 세대가 이웃을 배우기 시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참으로 긍정적인 현상이다. 이웃종교와 종교인을 배우고 이해한다면 종교의 평화도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믿는다.

한국종교계의 개혁은 신학대, 승가대 등 성직자를 배출하는 교육기관부터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 젊은 예비 성직자들이 종교의 벽을 허물어 서로를 알아가길 바란다.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한 이 같은 노력이 대한민국 종교계의 미래를 밝게 하고 (종교 간 화해와 평화의) 좋은 열매를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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