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플운동본부 민병철 이사장 인터뷰

▲ 민병철 이사장 (사진제공: (사)선플운동본부)

근거없는 비난이‘ 악플’
선플로 악플 퇴치할 것
선플 곧 500만개 돌파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리틀 싸이’ 황민우, ‘아빠 어디가’ 윤후, 가수 유니, 위안부 피해자 故 이용녀 할머니….

이처럼 악성댓글(악플) 피해대상은 연예인과 정치인뿐 아니라 일반인, 아동, 청소년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악플은 작게는 마음의 상처, 크게는 사람이 목숨을 끊는 계기가 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선플운동본부의 민병철 이사장은 악플로 얼룩진 인터넷 공간을 아름답게 가꿔나가기 위해 ‘선플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악플이 상대방에게 큰 고통과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인터넷 이용자가 깨닫고 아름다운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본지는 ‘민병철 생활영어’로 대한민국에 영어 열풍을 일으킨 그가 본업과 상관없이 선플운동에 뛰어든 이유, 성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가수 故 유니 사건이 계기
민병철 이사장이 처음부터 선플운동에 뜻을 뒀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가수 유니 사건에 충격을 받고 학생들에게 내준 과제가 계기가 된 것.

민 이사장은 “당시 내 영어수업을 듣던 대학생들에게 ‘악플로 인해 고통 받는 유명인 10명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찾아 격려와 용기를 주는 선플(선한댓글)을 달라’는 과제를 내줬다”고 회상했다.

당시 수업을 듣던 학생이 570명이었는데 이 과제를 통해 순식간에 5700개의 아름다운 선플이 달리게 된 셈이다.

민 이사장은 “선플운동은 아름다운 언어 사용을 통해 생각과 행동을 바꾸자는 사이버 시대의 새로운 정신문화 운동으로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생명 살리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선진국일수록 악플 심각
현재 우리나라는 악플 강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플을 다는 사람도, 악플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민 이사장은 “질투에서 시작되는 악플도 많다”면서 “특히 황민우 군이나 윤후 군 등 어린아이에게 악플을 다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악플 문화가) 심각한지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악플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한다. 특히 인터넷이 보급된 선진국일수록 악플 피해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2일에는 영국에서 14세 소녀가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했다. 민 이사장은 “이 사건의 시작은 사소했다”면서 “한나는 습진이 생기자 페이스북에 연결된 유명사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해결책을 물었는데 해당 링크에 몰려든 네티즌들이 한나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사진을 보고 악플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민 이사장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SNS를 이용하는 20%의 학생이 사이버 폭력을 경험했고 10%가 매일 인터넷에서 괴롭힘을 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영국아동학대방지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근거없는 비판은 하면 안돼”
민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선플운동본부는 국내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우선 본부는 선플운동을 통해 건전한 인터넷 문화 조성과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전국의 학교와 단체에서 ‘선플선언식’과 ‘강연’을 해오고 있다. 또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선플교사 연수’와 ‘SNS기자단 연수’를 실시했다.

현재 선플 지도 교사는 1400명이며 학생들로 이뤄진 SNS기자단은 3000명이다. 이들이 올린 선플은 500만 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운동본부는 500만 개의 선플이 인터넷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기폭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 이사장은 “이 선플들은 ‘좋아요’ 등과 같은 단순한 댓글이 아니다”면서 “인신공격적인 댓글에 대해 무엇이 잘못됐는지 읽어보고 쓰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악플을 달아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활동하면서 분석능력이 생겨서 논술 등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선플이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있다. 지난해 울산교육청차원에서 조사를 한 결과 선플 달기를 실시한 이후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 악플을 달던 학생이 25.2%였으나 선플 참여 후 3.1%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서 시작한 선플운동, 해외로
선플운동을 맨 처음 시작한 그는 “해외에서는 악플을 신고하고 대응지침을 만드는 등 주로 단속하는 방향으로 접근하지 선플을 달아서 악플을 퇴치하겠다는 발상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 이사장은 우리나라 선플운동을 해외에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청에서 티나 박 선플운동본부 미주 지역 사무총장, 길 세디오 LA 시의원을 비롯해 경찰청, 소방국 등 주요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주 선플운동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 밖에도 지난 3월에는 작년 12월에 발생한 미국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추모 선플집을 제작, 성김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달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의 글도 책자로 만들어 곧 전달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플운동에 격려를 부탁했다.

민 이사장은 “‘(선플운동에 대해) 참 좋은 일 한다’는 이 한 마디의 선플이 내 심장을 뛰게 한다. 앞으로도 선플로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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