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통일리더십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통일전망대에 올라 북한 땅과 바다,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고 있다. 학생들 앞으로 우리 국화인 무궁화가 만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3 통일리더십캠프 동행 취재]
통일부, 청소년 눈높이 통일교육
전국 고등학생 250명 캠프 참가
퀴즈·강연·DMZ탐방 ‘지식+경험’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전국이 폭염으로 휩싸인 8월 초,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통일부 통일교육원에는 초록의 관광버스들이 줄을 지었다.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열정으로 가득한 250여 명의 학생들은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주최하는 ‘2013 통일리더십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고등학생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캠프 참가 신청을 하고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통일에 대한 의견을 보였다. 또 통일에 대한 사전설문조사를 거쳐 치열한 경쟁 가운데 선발됐다. 평소 통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고등학생들이라는 것이다.

통일교육원 강당에 모인 학생들은 처음 보는 이들 사이에 서먹한 모습이었지만 이내 분위기가 풀어져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며 대화를 건네고 친구가 됐다.

이 캠프는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통일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로그램은 주입식 강의형식을 탈피하고 자기주도적 통일교육의 형태로 진행, 통일한국을 이끌 미래리더를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5~8일까지 3박 4일간 이어진 이번 캠프는 9~10명 정도의 인원으로 조를 구성해 진행됐다. 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흥미유발과 교육효과를 결합한 참여‧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통일의식을 쌓는 시간이 됐다.

캠프 장소인 강원도 고성 경동대학교로 이동하기 전 학생들은 엄종식 전 통일부 차관의 특강을 들었다. 특강을 듣는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했고, 눈을 반짝이며 필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특강이 끝난 후 질의응답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 손을 들고 필기한 내용을 보며 한반도 통일에 대한 궁금증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 캠프 첫날인 5일 전 통일부 차관을 지낸 연세대 엄종석 교수가 학생들에게 캠프의 문을 여는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첫째 날에는 ‘조별 활동’ ‘영어 통일 퀴즈’ 등이 진행됐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영어 실력을 끌어 모으고 통일과 관련된 상식을 더해 문제를 맞춰가며 학생들은 동료 의식을 갖고 협력하는 법을 배워나갔다.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한 상식도 쌓았다.

둘째 날은 ‘논술 특강’ ‘통일 인문학’이 이어졌다. 또 동해선 CIQ(출입국관리소), DMZ 박물관, 통일전망대 등의 현장을 직접 가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동안 실감하지 못했던 전쟁의 상흔을 바라보고 걸음을 내딛으며 학생들은 분단의 아픔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김지현(용인고) 양은 “CIQ 시설을 보면서 한민족이지만 서로 떨어져 남북을 오갈 때 마치 공항에서 신분확인을 하듯 여러 가지 조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속상했다. 더 속상한 것은 이마저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불가능해져 텅빈 CIQ를 보니 울컥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셋째 날 프로그램은 실제 북에서 온 이들과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탈북 학생과의 대화’ ‘통일연극 관람 및 소통의 장’ ‘통일가요제’ 등은 학생들의 흥미를 끌며 북한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한 몫했다. 마지막 날은 통일된 미래를 상상하며 ‘상상뉴스데스크’를 제작해 직접 발표하는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하지수(부산국제고) 양은 “통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니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며 “통일된 한반도의 긍정적인 모습을 원대하게 꿈꾸는 통일리더로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게 됐다”고 캠프 참가 소감을 밝혔다.

▲ DMZ박물관을 방문한 학생들이 DMZ에 살고 있는 동물을 박재해 진열한 전시장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北주민 자유·평화 누리며 헐벗지 않도록 해줘야”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인문적인 소양을 넓힐 기회도 제공됐다. 전 통일부 차관을 지낸 연세대학교 엄종식 교수가 나와 약 한 시간 동안 한반도 통일과 관련한 알짜배기 배경지식을 선물했다. 학생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엄 교수는 “1890년대부터 이미 한반도에 분단의 씨앗이 잉태되기 시작했다”며 공산주의와 자유주의가 한반도에 상륙하게 된 발단과 과정을 되짚었다. 그는 러시아 볼세 비키 혁명에서 파생된 공산주의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국을 모델로 삼은 자유민주주의 등이 1920년대 한반도에 형성된 좌‧우 대립의 발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구분했다. 위협의 존재로서 경계의 대상과 화해와 포용해야 할 대상이다. 그는 “경계의 대상과 포용의 대상이라는 모순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통일 국가모형을 구상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방법론 측면에서 무력‧도발로 인한 통일을 경계하고 교류협력을 통한 이질성 극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회복의 과정을 거쳐 평화적이고 점진적, 단계적인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일 비용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과 관련해서는 “북한 주민이 자유롭고, 평화롭고, 헐벗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단순히 비용으로만 볼 게 아니다”고 말했다.

통일에 대한 지식은 ‘통일 인문학’ 시간을 통해 좀 더 범위를 확대할 수 있었다.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 김기환 소장이 주강사로 나선 이 시간에는 동서양의 고전을 통해 ‘통일’의 의미와 통일을 위해 갖춰야 할 인간의 소양을 살폈다. 그는 동서양의 철학자‧사상가의 저술에서 전쟁과 평화, 통일에 대한 개념을 찾아내고 질문을 던지며 학생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줘 눈길을 끌었다. 

▲ DMZ박물관 입구에 들어선 학생들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평화통일’이라는 통일관이 담긴 문구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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