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 앞두고 정면대결

▲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오른쪽)와 무소속 안철수의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간의 정치쇄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안 의원이 올해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력 확장에 나서자 위기의식을 느낀 민주당이 뒤늦게 정치쇄신 경쟁에 불을 붙인 모양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14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등포 당사를 폐쇄하고 중앙당 당직자를 최소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영등포당사를 오는 8월까지 폐쇄한 뒤, 규모를 10분의 1수준으로 줄여 서울 여의도에 당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160명 수준인 중앙당 당직자 수를 정당법이 정하는 범위인 100명 이내로 축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번 혁신안은 정당정치의 비효율성을 지적해온 안 의원을 의식한 조치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특히 안 의원이 표방하는 ‘새 정치’에 맞서기 위한 카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민주당 내에선 김 대표 출범 후 ‘혁신의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불고 있는 안풍(安風)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호남 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아직 창당조차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에 비해 지지율이 현격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에서의 민주당 민심 이반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탈당한 의원들의 복당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독자세력화를 모색 중인 안 의원도 오는 19일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 세미나 개최하고 ‘새 정치’의 구체적인 지향점을 발표키로 했다.

안 의원은 이날 새 정치의 핵심 키워드로 정의와 복지, 평화를 내세우고 정치적 지향점으로 기존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진보적 자유주의’를 표방하기로 했다.

특히 안 의원 측은 민주당과의 10월 재보선에서의 경쟁을 앞두고 인재영입 경쟁에 한발 앞서 가고 있다. 진보정치 학계 원로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일찌감치 ‘싱크탱크’ 이사장으로 영입, 신당 창당의 포석을 깔아 놓은 상태다.

또한 안 의원은 최근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회동을 갖고 양당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제3당 창당 가능성의 무게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심 의원 등과 같이 뜻이 맞는 사람들과 앞으로도 계속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병익 정치평론가는 “야권 주도권을 놓고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 간 정면대결은 불가피하다”며 “민주당의 이번 정치쇄신안이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그칠 경우 오히려 국민의 지지가 떨어지고 철저히 외면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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