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사회약자 탄압하는 종교로 왜곡방송”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보수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차별금지법을 의도적으로 옹호하고 반대 입장을 펴는 보수 개신교계를 비판했다면서 MBC를 향해 공개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과하지 않을 경우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22일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성명을 통해 MBC 시사매거진 2580이 ‘차별금지!, 넌 빼고’라는 제목으로 최근 내보낸 방송이 의도적으로 편집돼 한국교회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방송이 “처음부터 끝까지 차별금지법을 옹호하며 기독교를 비판하기 위한 의도와 목적성을 가지고 편집됐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영방송 MBC는 윤리적 기준과 책임뿐 아니라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객관적 사실을 시청자에게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차별금지법을 옹호하는 방송을 내보냈다는 게 한기총의 주장이다.

한기총은 정치적 중립성을 잃어버린 편파 방송이며 ‘언론’을 무기 삼아 시청자들을 호도한 폭력이자 횡포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제작진은 처음부터 차별금지법 찬성을 전제로 방송했다”며 “특히 한기총이 사회적 약자를 탄압하는 것으로 그렸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기총은 차별금지법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들은 임신, 출산, 성적 지향, 성정체성 등은 우리나라의 성윤리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위험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동성애, 학생들의 임신‧출산 등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독소조항이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기총은 “한국교회가 사회의 모든 약자를 외면하고 차별하는 종교집단으로 왜곡됐다”면서 “이는 직간접적인 종교 박해를 한 것”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시사매거진 2580의 제작진에 공개사과를 촉구하며 “이를 거부한다면 보수 시민단체와 연대해 명예훼손의 법적 절차를 밟아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한국교회언론회도 논평을 내고 MBC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교회언론회는 사과하지 않으면 언론소비자운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차별금지법안은 지난해 11월 16일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과 9명의 의원이 가장 먼저 발의했으며, 올해 2월 민주당 김한길 의원을 대표발의자로 51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했다. 그러나 지난 4월 김한길 의원 등은 돌연 차별금지법안을 철회해 파문이 일었다.

김 의원은 철회의견서에서 “현재 반대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기독교 교단을 포함해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 사회‧문화적 특수성까지 고려한 새로운 내용으로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보수개신교계와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항의에 결국 무릎을 꿇고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자진 철회한 사실을 인정,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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