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왼쪽)·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저녁 국회 당대표실에서 성 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윤호중(왼쪽)·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저녁 국회 당대표실에서 성 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3선 박완주, 성추문에 제명처리

野 “이준석 성 상납부터 징계”

與 “n번방 잇는 더불어M번방”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잇따른 ‘성 비위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이를 두고 여야 간 기 싸움이 팽팽하게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3선 박완주 의원이 성 비위 사건으로 제명 처리된 가운데 다른 추문들이 불거지며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의 인선을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여야는 이를 두고 자성의 목소리보단 서로 헐뜯기에 바쁜 모양새다.

◆민주당 ‘박완주 성 비위 악재’에 국힘으로 화살 돌려

14일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 위원장은 “제가 ‘민주당은 비판하려거든 이 대표 성 상납부터 징계하라’고 했더니 (권 원내대표가) ‘성 상납을 받는 것은 사생활’이라고 했다”며 “성 상납은 사생활이 아니라 범죄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날 “이 대표는 성상납, 증거 인멸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징계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숨기는 중”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여당이 박 의원의 성 비위 논란을 중심으로 총공세에 나서자 이 대표의 성 접대 의혹을 꺼내 들며 역공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 대표 성접대 의혹 및 증거인멸 교사 건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했지만 결론은 지방선거 뒤로 미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9

야당은 성 비위 논란이 불거진 윤재순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그릇된 성 인식을 반증한 것”이라며 지적을 이어갔다.

홍서윤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비서관은 2012년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는 발언을 하고, 직원의 볼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한다”며 “명백한 성희롱과 성추행 정황에도 윤 비서관에게 내려진 처분은 경고에 그쳤고, 승승장구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에 검찰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징계 전력을 모를 수 없다. 대통령실은 ‘경고는 정식 징계가 아니다’라고 두둔하지만 결국 성희롱과 성추행 사실을 알면서도 발탁했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 국민의힘 정권은 성 비위에 관대하냐. 측근이면 모든 것이 예외 적용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윤 비서관은 검찰에 재직할 때 성비위 사건에 연루돼 두 차례 징계성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내용과 경위 등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며 “개별 조치 내역이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선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9

◆국민의힘 “민주당, 성범죄 전문당” 성추문 겨냥 총공세

국민의힘은 제명된 박완주 의원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의 잇따른 성 추문 의혹을 겨냥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야당이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의 도덕성을 이유로 임명에 반대하는 상황을 돌파하고 대선에서 민주당으로 쏠린 2030 여성 표심을 6.1 지방선거에서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박원순·오거돈·안희정을 관통하면서 이어져 온 성범죄 DNA는 개선되기는커녕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성범죄 전문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민주당의 성범죄 파문이 점입가경”이라며 “이쯤되면 ‘텔레그램 N번방’을 잇는 ‘더불어M번방’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는 박 비대위원장이 디지털 성범죄 사건인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이라는 점을 빗대 민주당의 성 추문 의혹을 비난한 것으로 해석된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완주 의원의 성범죄 사건 자체도 심각한 문제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2차 가해 정황”이라며 “사직서를 조작까지 하면서 피해 여성을 해고하려 했다니 그야말로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일과성 제명 조치로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규정한 대로 ‘심각한 수준의 성범죄’”라며 “민주당은 사건의 실체는 물론 2차 가해와 은폐 의혹의 진상을 철저하게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어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내달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이틀째인 13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방선거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 17명의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226명의 기초단체장, 779명의 광역의원, 2천602명의 기초의원 등을 뽑는다.후보자 공식 선거운동은 19일부터 시작돼 선거 전날인 이달 31일까지 총 13일간 이뤄진다. (출처: 연합뉴스)
내달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이틀째인 13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방선거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 17명의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226명의 기초단체장, 779명의 광역의원, 2천602명의 기초의원 등을 뽑는다.후보자 공식 선거운동은 19일부터 시작돼 선거 전날인 이달 31일까지 총 13일간 이뤄진다. (출처: 연합뉴스)

◆성 비위 사건에 민주당 지지율 일주일 만에 10%p↓

이러한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 판세는 여당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성 비위 의혹 사건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10%p 하락하기도 했다.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였던 박 비대위원장이 전면에 나서고도 관련 사건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민주당이 곤란에 빠진 모양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일주일 전보다 5%p 상승한 45%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을 포함해 2014년 11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10%p 하락한 31%로 조사됐다. 민주당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 사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당 지지율은 5%, 무당층은 18%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화 조사원이 무선 90%·유선 10% 무작위 전화 걸기(RDD)로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0.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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