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을 기념한 산행을 하면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 2022.4.7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을 기념한 산행을 하면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 2022.4.7

“문화재청장은 보면서 가만히 있어… 이해할 수 없는 행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불교계에서 성보(聖寶)로 여기는 사찰의 초석을 깔고 앉아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현장에 동행했던 문화재청장의 제지도 없었고, 문화재청의 입장문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 나와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일 문 대통령과 부인 김 여사는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을 기념한 산행을 하면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들었다. 이튿날 불교계 대형 종단인 조계종 등 불교계 입장을 대변하는 법보신문은 「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 “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불교계의 불편한 입장을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과거 오랜 터가 남아있는 것을 해방 후 다시 세워보려고 준비하다가, 김신조 사건으로 개방됐던 곳이 다 폐쇄됐고, 그 부자재가 남은 거죠”라고 말했다. 이에 김 청장은 “구전으로는 이게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저희가 전문발굴 조사를 하면 그런 증거들이 나올 것으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스님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며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스님은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며 김 청장의 행태를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논란이 확산하자 7일 입장문을 내고 “4월 5일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 기념산행에서 문대통령 내외가 착석하신 법흥사터(추정)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다만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 향후 법흥사터의 소중한 가치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불교문화유산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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