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개신교가 각별하게 맞는 ‘부활절’이 다가왔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은 성탄절과 함께 기독교의 양대 절기로 꼽힌다. 부활절을 맞은 한국교회가 가장 공을 들여 준비하는 것은 바로 ‘연합예배’다. 사분오열된 현재의 한국교회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한마음으로 일치해 교회와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낸다는데 큰 의미를 둔다. 

누구보다 일치와 통합을 내세우고 있는 교회지만 수년째 부활절 연합예배는 각 기관별로 따로따로 진행돼왔다.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 74개 교단이 참여하는 ‘2022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는 17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는 ‘부활의 기쁜 소식, 오늘의 희망’이다. 성경 본문은 누가복음 24장 30~32절이다. 연합예배 설교자로는 예장합동 전 총회장이자 새에덴교회 담임 소강석 목사가 나선다.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대회장을 맡은 대한성결교회 총회장 이상문 목사는 “예수께서 부활하셔서 새로운 희망과 기쁨과 소망이 생긴 것처럼 부활절 예배가 한국교회의 변곡점이 돼 새로운 희망을 노래를 부를 것”이라며 “코로나의 피해를 입은 가족들과 의료진, 짓눌려 있던 한국교회가 이번 부활절을 기점으로 일어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올해 독립적으로 별도의 예배를 진행한다. NCCK는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부활절 새벽예배를 17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성북구 예닮교회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NCCK는 매년 부활절을 앞두고 사회적 약자, 차별과 혐오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 ‘고난주간’을 진행해왔다. 올해 고난주간에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 현장을 찾아 연대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NCCK 교회일치위원장 육순종 목사는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메시지를 한국사회가 잘못 듣고 있다”며 “이 문제는 생존권 문제다. 우리 사회가 극명하게 고통을 호소하는 현장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NCCK 교회일치위원회 임원들이 14일 현장에 방문할 계획이다.

부활절 연합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고 기념하기 위해 교파나 지역을 초월해 모든 신자가 함께 드리는 개신교계 전통적 행사로 꼽힌다.

1947년 4월 6일 서울 남산의 조선신궁터에서 1만 5000여명의 신자들이 모여 첫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 이후 최근까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제각각 진행하고 있다. 개신교 안팎에선 각 기관장이나 대형교회의 세력 과시를 위한 자리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NCCK 소속 교단들은 자율적으로 이날 오후에 진행되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여할 것”이라며 “NCCK의 부활절 예배를 분열이라고 이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극우 개신교계도 부활절 예배를 개최한다. 너알아TV 등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전 목사는 17일 서울 올림픽구장을 비롯해 시청 앞 광장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를 연다. 연합예배 대표대회장으로는 명성교회 창립자이자 원로목사인 김삼환 목사가 맡았으며 길자연, 지덕, 이용규 목사 등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증경총회장을 비롯해 전국 380개 교단 증경총회장 및 선교단체장이 공동대회장을 맡았다. 

전 목사는 “주사파를 척결하고 대한민국이 자유통일을 이루기 위해 한국교회가 통일운동에 전적으로 나서서 3년 안에 통일을 이뤄야 한다”며 “이 일을 위해 1200만 성도와 30만 목회자와 25만 장로님들과 3000개 기도원, 2000개 선교단체 전체가 합력해 돌아오는 부활절 시청 앞부터 광화문까지 전체를 가득 채우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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