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이 발생한지 사흘째인 6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금강송 숲길 인근으로 산불이 번져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울진 산불이 발생한지 사흘째인 6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금강송 숲길 인근으로 산불이 번져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1959년 국내 유일의 육종보호림으로 지정

수령 200년 이상 된 금강송 8만 5000여 그루

왕실의 관곽과 건축재로 사용될 정도로 우수해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산림당국이 산불로부터 울진 금강송 군락지의 금강송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일 시작된 ‘울짐․삼척 대형 산불’이 지난 5일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6일 오후에는 화마가 울진 금강송 군락지 앞까지 들이닥쳤다.

바람이 조금만 강하게 불면 언제든 불씨가 금강송 군락지로 옮겨 붙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불머리가 강풍을 타고 울진군 서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500m까지 접근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이에 산림당국은 금강송 군락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6일 헬기에 물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이동식 저수조 3개(울진 전역 5개)를 설치했으며, 산불지연제인 리타턴트도 헬기를 이용해 대량으로 살포하는 등 저지선을 구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당국은 금강송 군락지와 불머리 사이에 일종의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었고, 야간산불진화에 특화된 16개팀 252명의 산불진화대원을 배치해 산불이 금강송 군락지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

7일 현재 일단 금강송 군락지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뀔 경우를 다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울진 금강송 군락지는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1959년 국내 유일의 육종보호림으로 지정돼 수령 200년 이상 된 금강송 8만 5000여 그루가 1600㏊에 분포해 있다. 특히 소광리 소나무군락지의 금강소나무는 2008년 국보1호 숭례문 화재 복원에도 사용했을 만큼 목질이 우수하고 보존가치가 높은 숲이다.

또한 소광리 소나무 숲의 공식 이름은 울진 산림유전자 보호림으로 수령 500년이 넘은 보호수 세 그루를 비롯해 문화재 복원용으로 지정된 금강소나무 4137그루가 있다. 수령 100년이 된 소나무는 너무 많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보호림으로 지정된 만큼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제한된 인원이 제한된 지역을 다닐 수 있다. 울진 국유림관리소에서 7개 코스의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을 조성하면서 각 코스를 하루 최대 80명만 걸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등 산림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금강소나무는 여느 소나무보다 나이테가 세 배 더 촘촘해 뒤틀림이 적고 강도가 높아 예로부터 왕실의 관곽과 건축재로 사용됐을 정도였다. 금강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조선시대에는 황장봉산봉계표석을 세워 숲에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막았으며, 만약 이 표석 너머로 들어갔다 발각되면 곤장 100대를 때리는 중형에 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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