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산림청 산불진화헬기가 7일 오후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에서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능선부를 따라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뿌리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2022.03.07.
[서울=뉴시스] 산림청 산불진화헬기가 7일 오후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에서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능선부를 따라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뿌리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2022.03.07.

국가 중요 자원 ‘금강송 군락지’… 200년 넘은 8만 그루 빼곡

일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숲 탈 우려… 장기화 가능성 大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동해안 산불이 5일째 이어지면서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 경계까지 불길이 일부 번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중요 자산인 이 일대가 절체절명 위기에 놓였다.

산림 당국은 8일 새벽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 화선 가까이 있던 불덩어리 2개가 날아들어 한때 초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2.3.8
경북 울진군 북면 산불 발생 사흘째인 6일 수시로 바뀌는 풍향과 강풍 및 연무로 산불이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 인근까지 번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3.8

산림 당국은 “산불이 워낙 커서 불동이 튀어 날아들었다”는 설명이다. 자칫 정부 차원에서 유전자원을 보호하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숲이 탈 수도 있어 산림 당국은 오전 이 일대 화세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나 가장 우려했던 내륙에 있던 붉은 색 화선(불줄기)이 소나무 군락지로 일부 넘어간 것이다. 

소방 당국은 시시각각 방향이 바뀌는 바람에 진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풍이 강해질 경우, 1시간 단위로 점점 더 내륙으로 산불이 번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후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한 브리핑에서 “오전 7시께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 지금 화선(불줄기)이 산 능선으로 약간 넘어온 상태이며 초대형 헬기 2대 등을 더 투입해 금강송 군락지 확산 차단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어제보다 20대 증강된 82대 헬기를 집중 배치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화하겠다”면서도 범위가 넓어 진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현재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의 헬기 진화는 소나무 군락지에 집중되고 있다.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은 저지선과 36번 국도에 방어선을 구축해 총력을 다해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그는 “2000년 동해안 산불이 10일간 이어졌고 마지막 날 비가 오면서 진압됐다”며 “진화 시점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이전에 주불을 끌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소광리 일대에는 연기와 나무 타는 냄새가 진동해 소광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피어오르는 연기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불길이 아래로 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산을 둘러싼 약 5㎞ 길이의 임도에는 400m 간격당 한대 꼴로 소방차가 배치돼 다시 오를 불길에 대비해 진화요원들은 대기 중이다. 

한편 소광리뿐만 아니라 울진지역 전체에는 금강송 숲의 원형이 잘 보전돼 생태적 가치가 높고 경관도 수려하다. 지름이 60㎝ 이상 되는 금강송도 1600여 그루가 자란다. 면적이 2247㏊에 이르는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는 수령이 200년이 넘는 소나무 8만여 그루가 자란다. 수령이 500년이 넘은 보호수 2그루, 수령 350년으로 곧게 뻗은 미인송 등 1000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금강송은 금강산에서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 강릉‧삼척, 경북 울진‧봉화‧영덕 등에 자생하는데 금강산 이름을 따 금강송(金剛松)으로 불린다. 춘양목, 황장목, 안목송 등으로 부르는 곳도 있다. 곧고 균열이 적으며 아름다워 200년 이상 자란 금강송은 각종 문화재 복원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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