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1천만 국민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1천만 국민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광화문 일대 1천만 기도회

선거 유세 형식 제재 안 받아

“文에 투항, 우리가 독립투사”

오미크론에도 통성기도·찬송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3.1절 정신을 구현하는 집회가 아니라 이승만과 전광훈을 연호하는 자리였다. 1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3.1절 1천만 기도회’는 이성적인 기도회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정권교체” “주사파 타도” 등 정치적 발언이 난무하는 것은 물론 성직자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라곤 믿기힘든 폭언들이 쏟아졌다. 이번 기도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다. 주최 측은 이날 행사를 선거 유세로 신고했지만, 사실상 대규모 인원이 모이고 구호를 외치는 등 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3월 1일 오전 11시 지하철 1호선 시청역. 한 손에는 태극기, 한 손에는 성조기를 든 사람들이 속속 집결지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광화문광장 인근 청계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겨갔다. “주님의 명령 따라 한국교회 일어나리라” “죽음 앞에서도 돌아서지 않으리 우리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등 익숙한 찬송 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집회 사회자가 “할렐루야! 전광훈 목사님 만세!”라고 구호를 외치면 수천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만세” “만세” “만세”를 외쳤다. 다 같이 “할렐루야” “아멘”을 외치며 하늘로 손을 뻗기도 했다. 

“오늘은 3.1절 103주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한국교회가 대한민국을 세웠습니다. 아멘! 오늘날도 저 독립투사와 같이 주사파 정권(문재인 정권)을 몰아내야 할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나라를 위하여 우리가 모두 기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하나님께 울부짖어야 할 줄 믿습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문재인 정부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사랑제일교회 조나단 목사의 발언에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태극기를 흔들고 있던 강경순(74, 여)씨는 “대한민국이 지금 공산화되고 있기 때문에 나라를 살리러 나온 것”이라며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전쟁이 일어난다. 앉아서 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집회 참가자는 “전광훈 목사님은 대한민국이 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분”이라며 “코로나19는 야외에선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연 가운데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2.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연 가운데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2.3.1

정오부터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하자 청계광장과 인근 도보까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 수천명이 모여들었다. 경찰은 오후 2시 기준 5000~7000명 이상이 현장에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지만, 선거 유세로 신고됐기 때문에 경찰의 제재는 없었다. 다만 경찰은 만약의 충돌에 대비해 3.1절 기도회가 열리는 주변을 에워싸고 통제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명대에 육박하는 상황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야외라서 괜찮다” “코로나19는 감기”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 등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현장에서는 돗자리를 깔고 3~4명씩 모여앉아 마스크를 벗고 도시락을 나눠 먹는 모습도 보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연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음식물을 먹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연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음식물을 먹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태극기 무조건 흔들다 보면 성령이 임합니다. 성령이 임하다 보면 여러분 할 수 없는 거 다할 수 있고 특별히 저 빨갱이 주사파들을 다 태워버릴 수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보수 성향의 목회자들은 한목소리로 정권교체를 외쳤다. 이승만 찬양과 공산주의 비판도 이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한기총 증경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특정 대선후보에 대한 투표를 노골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천지일보=이재빈 수습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연 가운데 일부 참가자가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천지일보=이재빈 수습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연 가운데 일부 참가자가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이번 선거를 통해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미동맹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베드로전서 4장 7절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웠으니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고 기도하라고 했습니다. 내 표가 2%, 4% 나오는 사람 뽑으면 죽은 표가 되는 것입니다. 기왕이면 나라 살리는 표로 몰아주시길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막말과 폭언은 여전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난도 나왔다.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은 지금까지도 완전히 두 손 들지 않고 자신이 못 이룬 것을 이재명을 통해 이루려고 하고 있다”며 “애국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이 해체되냐 마냐의 기로인데 정치인들이 개인적 욕심을 취해서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오는 5일 광화문광장에서 천만명 유권자 단일화 대회를 열고 단일화를 외치겠다”고 선포했다. 참가자들은 “전광훈”을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3만 8천993명이다. 지난 23일부터 1주간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15만 3390명 꼴로 발생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연 가운데 관계자들이 헌금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연 가운데 관계자들이 헌금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 개최에 대한 우려는 컸다. 특히 인근 상가 상인들은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여)씨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는데 경찰이 제지를 안 하는 게 의문”이라며 “전국에서 왔다는데 코로나19 시국에 이러고 있으니 불안하다. 교회가 욕을 먹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또 인근 카페 한 점원은 “카페 내 화장실을 아무렇게나 이용해서 곤란하다“며 “교인들이 이렇게까지 나와 소리지르고 매너를 지키지 않는 모습이 보기 안 좋다“고고 인상을 찌푸렸다.  

서울시 측은 이번 기도회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3.1절 103주년을 맞아 개신교계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기도회가 잇따라 열렸다. 전국17개광역시도기독교연합회는 지난달 24일 인천 숭의교회에서 ‘3.1운동 전국교회 연합기도회’를 열고 독립선언서 낭독과 만세삼창 등을 진행했다. 1일에는 서울 강남구 충무성결교회에서 ‘3.1절 민족화합기도회’가 ‘막힌 담을 넘어 화합으로’라는 주제로 열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과 사랑제일교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본철 후보 선거 유세와 결합해 ‘2022 3.1절 광화문 1천만 국민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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