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와 그가 만든 정당인 국민혁명당 측이 보수 야권 대선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선 태극기와 광화문 세력까지 하나 돼야 한다”고 어필하고 나섰다. 전 목사가 유력 정치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정당·언론 시민사회 연석회의’ 현장. (출처:건국TV 유튜브 캡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와 그가 만든 정당인 국민혁명당 측이 보수 야권 대선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선 태극기와 광화문 세력까지 하나 돼야 한다”고 어필하고 나섰다. 전 목사가 유력 정치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정당·언론 시민사회 연석회의’에서 대회사 하는 전광훈 목사. (출처:건국TV 유튜브 캡처)

정당·언론 시민사회 연석회의
국민혁명당 고영일 대선후보 
“단일화 우리 빼면 하나마나
 국가 위해 생명도 건다” 어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와 그가 만든 정당인 국민혁명당 측이 보수 야권 측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광화문·태극기 세력과 하나 되는 것이 정치적 자산을 불리는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며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선 것.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당들이 현 정권의 이중대 역할을 한다”고 제1야당을 맹비난하며 창당을 선포한 국민혁명당이 돌연 단일화를 제안한 셈이다. 

국민혁명당은 창당 이후 1000만 당원 모집 등 극우 세력 결집을 도모했지만, 최근까지 후보 사퇴 등 내부 갈등을 거듭하며 구체적인 움직임 없이 ‘오리무중’ 행보를 보여왔다. 

유튜브 건국TV 등에 따르면 전 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최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정당언론 시민사회 연석회의를 열고 “자유 우파 세력들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전 목사는 이날 대회사에서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앞으로 전진시킬 지도자를 선택하느냐, 아니면 대한민국을 해체하는 문재인과 같은 이런 놈들을 다시 선택하느냐는 역사적 사건”이라면서 “자유 우파 후보들이 단일화가 되면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나라가 된다고 수많은 학자들이 다 예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후보가 단일화될 경우 대한민국은 자유 통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고 인류 역사 기여하는 분기점이 된다”며 “이번에도 후보 단일화 깨진다면 최소한 6.25와 같은 비극적 사건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전 국민이 일어나 국민의 명령으로 후보에 대한 단일을 명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사 발언자로 나선 국민혁명당 고영일 대선후보는 “국민혁명당과 태극기 세력이 단일화에 반드시 필수참여자로 참여하지 않으면 단일화는 하나마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 후보들에게 “광화문과 태극기 세력을 무시하고는 여러분은 스스로 지킬 힘이 없다”며 “그러나 광화문 세력은 이 대한민국을 위해 생명까지도 걸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와 그가 만든 정당인 국민혁명당 측이 보수 야권 대선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선 태극기와 광화문 세력까지 하나 돼야 한다”고 어필하고 나섰다. 전 목사가 유력 정치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정당·언론 시민사회 연석회의’ 현장.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정당·언론 시민사회 연석회의’ 현장. (출처:건국TV 유튜브 캡처)

국민혁명당의 야권 후보 단일화 주장은 의아스럽다. 그간 제1야당 국민의힘을 비난해왔던 행보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해 6월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아직도 젖비린내 나는 이준석이가 당 대표가 돼서 뭐라고 하고 있느냐”며 “전혀 대한민국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저 외국에서 주워들은 거 배운 걸 가지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고 막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미 문재인 정권에 당했는데 이번에 이준석에게 10년을 당하면 대한민국은 끝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9일 후 열린 국민혁명당 창당대회에서는 “이준석 하태경 유승민 황교안 김종인 등이 장악한 국민의힘은 정체성 불명의 잡탕이자 국가 철학과 가치가 아닌 이권과 기회주의로 뭉쳐진 집단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오늘날 정치인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인간이라고 할 수가 없다. 올해 안에 위대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면서 1000만 당원 모집을 선포하며 호기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혁명당은 대선후보 선출을 두고 갈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국민혁명당 대선후보로 추대된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돌연 자진 사퇴 하면서다. 김 전 총재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대선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국민혁명당에서 선거 활동에 지원하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전 목사는 “선지자의 말을 들어야지. 그래서 난 김경재 바꾸기로 작정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며 대선후보 교체를 시사, 전당대회를 다시 열고 사랑제일교회 장로이자 변호인단인 고영일 변호사를 새롭게 추대했다.

국민혁명당이 날을 세우던 것과 다르게 애초부터 전 목사는 야권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에 따르면 전 목사 측근인 조나단 목사는 지난해 11월 5일 “전 목사가 나한테 ‘윤석열이 돼야 다루기 좋다’고 나한테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목사가 미국에 있을 때 윤석열 후보에게 직접 전화가 왔다”며 전 목사와 윤 후보가 매우 친밀한 사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국민혁명당을 창당할 즈음에도 한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윤석열이든지 (최)재형이든지 내 앞에서 (이승만, 박정희와 관련한) 시험을 봐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는 만큼 유력 정치인과 손잡고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종교를 표방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개신교 여론이다. 2019년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의 인식조사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개신교인 79.5%가 반대했다. 또 64.2%가 ‘전 목사가 한국 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기독교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황교안 전 대표의 사례를 들며 전 목사의 정치 개입이 커질수록 야권이 불리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전 목사가 보수 야권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다 할지라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진 미지수다. 지난 2020년 광복절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강행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이끌고 “하나님도 나한테 까불면 죽어” 등과 같은 금도를 넘은 막말로 물의를 빚은 전 목사에 대한 국민들의 비호감 벽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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