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승려대회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촛불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조계종 대선개입·정치개입 규탄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승려대회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촛불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조계종 대선개입·정치개입 규탄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

[천지일보=김민희 수습기자] 최근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21일 0시 기준 70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이 5000여명 규모의 전국승려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한다. 

조계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연다. 전국승려대회는 종헌종법을 초월하는 초법적 의사결정 수단으로, 종단이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열어왔다.

이는 정부의 종교 편향을 바로잡기 위해 5000명가량의 인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전날 0시 기준 6603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오미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방역지침 위반’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또 불교계 내부에서도 승려대회 중단을 촉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진행되는 승려대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통행세 발언과 문재인 정부의 종교편향 등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할 예정이다. 명고와 명종을 시작으로 전체 대중이 불교전통식으로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한다.

같은 시각 전국 사찰에서도 동시에 총 6타를 타종한다. 이어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의 고불문 낭독, 참회진언 108독, 봉행위 상임집행위원장 총무부장 삼혜스님의 경과보고, 봉행위원장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봉행사, 종정예사 교시(유시)로 진행된다. 종정예하 진제 법원대종사 교시(유시)는 원로의장 수봉 세민대종사가 대독한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도각스님의 대회연설,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의 연대사,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특위 위원장 선광스님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석가모니불 정근에 이어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한다.

승려대회에서는 조계종이 현 정부의 종교편향·불교왜곡 행위로 지적한 사례들을 담은 영상도 상영된다.

청와대 등으로 이동하는 거리행진 등의 실천행사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최종적으로 진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불교계 분노가 끓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잇달아 불거진 종교 편향 사례들이 도화선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는 21일 전국 승려대회 개최를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정청래 의원의 출당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묵언 수행을 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들. (출처: 뉴시스)
불교계 분노가 끓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잇달아 불거진 종교 편향 사례들이 도화선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는 21일 전국 승려대회 개최를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정청래 의원의 출당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묵언 수행을 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들. (출처: 뉴시스)

승려대회 당일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준수하기 위해 빈 좌석을 포함해 3000석 가까이 배치된다. 조계사 대웅전을 중심으로 마당 전체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은 물론 조계사 주차장과 우정공원까지도 별도 좌석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조계종은 “현 정부 들어 심화한 공공영역에서의 종교편향 행위들이 스님과 불자들이 더는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며 승려대회 개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조계종은 현 정부에서 벌어진 종교편향·불교왜곡 사례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문화재관람료 ‘봉이 김선달’ 비하 발언 ▲정부의 천주교 캐럴 캠페인 지원 ▲천진암 등 불교유적의 천주교 성지화 ▲국·공립합창단의 기독교 찬송공연 등을 들었다.

정 의원과 민주당 지도부, 이재명 당 대선후보의 거듭된 사과에도 조계종은 정 의원 탈당이나 제명, 종교편향에 대한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해왔다.

이날 승려대회에는 정 의원과 송영길 민주당 대표, 김영배 최고위원 등이 참석해 재차 사과의 뜻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에 5000여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역지침 준수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면 종교행사 개최시 백신 접종자만으로 참가자를 구성할 경우 최대 299명까지 허용된다.

그러나 종단이 이미 수천 명의 참가를 예고하고 참여를 독려해온 터라 정부 방역지침을 사실상 무시한 채로 행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행스님은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이 원치 않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만일의 사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총무원 집행부에서도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경건한 승려대회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승려대회를 정치행사로 규정하고 이를 반대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촛불시민연대는 2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불교계 집단행동은 국민 건강에 위협을 가하면서까지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노골적인 정치행보”라며 “종교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종교의 순수성을 잃게 된다.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천지일보=김민희 수습기자] 정의평화불교연대가 1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승려대회 개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오는 21일 종교편향․불교왜곡을 규탄하는 전국승려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천지일보 2022.1.19
[천지일보=김민희 수습기자] 정의평화불교연대가 1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승려대회 개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오는 21일 종교편향․불교왜곡을 규탄하는 전국승려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천지일보 202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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