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4

李, 일하는 여성 고충 청취

“차별 문제 여전히 심각”

與, 당내에선 반응 엇갈려

尹, 2030 남성 표심 공략

‘여가부 폐지’는 논란 불러

전문가 “집토끼를 잡아야”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청년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젠더 이슈’가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최근 내세운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를 견제하며 ‘이대녀(20대 여성)’를 챙기고 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대남(20대 남성)’을 집중공략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간 지지율을 되찾으려고 필사적인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매타버스 시즌2 걸어서 민심속으로’ 일환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매타버스 시즌2 걸어서 민심속으로’ 일환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李 ‘이대녀’ 끌어안기 총력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10일) 일하는 여성들의 고충을 경청하며 연일 젊은 여성 유권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윤 후보가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앞세워 ‘이대남’을 집중 공략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전략이다.

이 후보는 전날 서울 동작구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서 여성 창업자들을 만나 경력단절, 일·생활 균형 등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그는 “일과 가정의 양립, 직장에서의 차별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아직 여전히 남아 있는 심각한 문제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해결하면서 평등한 사회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로 갈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이날 행보는 자신의 취약 지지층인 2030여성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탈모 관련 공약과 ‘삼프로TV’ 출연으로 이대남은 상당히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며 “반면에 젊은 층 여성의 표심은 아직 민주당으로 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행보에 대해 ‘젠더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대남 겨냥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윤 후보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이 후보는 “폐지한다, 반대한다를 넘어서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더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말했으면 좋겠다”며 “남녀로 가를 문제가 아니고 원칙적으로 차별적 요소를 시정하고 평등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공약과 일정 등을 통해 2030대 여성 표심 공략을 계속 진행해왔다. 그는 지난 7일에는 여성 인권, 페미니즘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한 데 이어, 9일에는 마포구 카페에서 청년들과 만나 “페미니즘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내 분위기는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이대녀의 경우 이대남에 비해 최근 정치권의 젠더 논의 등에 상대적으로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 소속 권인숙 의원은 7일 “(이 후보가) 적합한 매체에 나가 여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약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 선대위 온라인소통단장인 김남국 의원은 같은 날 오후 민주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 “이런 곳에 나가면 2030 여성 표가 나오느냐”며 “오히려 젠더 갈등을 더 부추기고 논란만 만들었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30대인 김 의원은 그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후보 관련 여론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왔고, 이날도 주요 커뮤니티의 부정적 반응을 정리해 공유하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강원도 철원 육군 3사단 백골OP(Observation Post, 관측소)를 방문해 북측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강원도 철원 육군 3사단 백골OP(Observation Post, 관측소)를 방문해 북측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尹 ‘병사 월급 인상’에 ‘여가부 폐지’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1월 1주차 주간집계(2~7일) 결과(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서 이 후보의 지지도는 전주 대비 0.8%p 하락한 40.1%로 조사됐다. 윤 후보는 5.1%p 떨어진 34.1%였다. 윤 후보의 경우에는 특히 30대 남성의 지지율이 12.2%p 대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안 후보의 18~29세 남성과 30대 남성의 지지율은 각각 9.1%p, 7.1%p 상승하며 윤 후보의 2030 남성 표심을 흡수한 모양새였다.

이에 윤 후보는 안 후보 쪽으로 넘어간 2030세대 표심을 되찾기 위해 ‘젠더 이슈’로 칼을 빼들었다. 그는 이대남 표심을 향한 ‘병사 월급 인상’을 제기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정부는 병사의 봉급 체계를 조정해 모두 최저임금 이상으로 인상하되, 일정 부분 미세하게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병사 급여 예산은 현재 연간 2조 1000억원이나 모든 병사를 최저임금으로 인상할 경우 추가로 약 5조 1000억원이 증가한다”며 “이는 예산지출조정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이 후보의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에도 담긴 내용이다. 앞서 이 후보는 공약 발표를 통해 병사 월급을 오는 2027년까지 2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역시 지난해 11월 ‘한국형 모병제’ 공약 발표를 통해 2030년대 전원 모병제 전환을 목표로 초봉 월 300만원 수준의 급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또 ‘여가부 폐지론’을 제기하며 2030 남성 표심에 손짓했다.

그는 지난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글을 적어 올렸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는 취지의 공약을 내세웠지만, 입장이 바뀐 셈이다. 아울러 윤 후보는 성범죄와 무고죄 처벌 강화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젠더 갈라치기’라는 반발이 줄을 잇자 윤 후보는 기자들에게 “뭐든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도 “더 이상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동, 가족, 인구 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은 각자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신중론을 펼쳤고 심 후보는 강하게 비판했다. 심 후보는 “청년을 성별로 갈라치고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일마저 서슴지 않는 후보에게 지도자로서 자각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가부를 확대 강화해서 성평등부로 격상시키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은 선거 전략을 잘못 잡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보냈다. 한 정치평론가는 “캐스팅보트가 단순 청년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이러다 오히려 더 지지율이 내려갈 수 있다”며 “윤 후보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중요한 요인은 2030세대와 더불어 중도층이 떨어져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젠더 이슈’도 중요하나 빠져나간 집토끼를 위한 행보를 보이는게 더 나은 전략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 ⓒ천지일보 2022.1.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 ⓒ천지일보 202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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