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 후보의 ‘디지털플랫폼 정부’ 관련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 후보의 ‘디지털플랫폼 정부’ 관련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

김종인 “선대위 전면 재개편”

윤석열과 상의는 없었던 상황

6본부장 개편 강도가 관심사

尹 선택 따라 대선 판도 변화

이대남 지지율 타격 준 신지예

돌연 새시대 준비위 자진 사퇴

김한길 사의 표명에 해체 수순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이 선거대책위원회의 전면 쇄신에 돌입했다. 특히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인사 대부분이 사의를 표명했다. 대선이 60여일 남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윤 후보의 선택에 따라 대선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를 전반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라며 “선대위 본부장 사퇴를 포함해 구조적 조정도 해야 하고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는 이날 오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중앙선대위는 쇄신을 위해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새시대 준비위원장까지 모두가 후보에게 일괄해 사의를 표명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사의 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임태희 총괄 상황 본부장의 실수였다며 김 위원장을 뒤늦게 제외한 뒤 최종 번복하면서 해프닝으로 정리됐다. 다만, 이는 윤 후보 면을 세우기 위한 일부 참모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돌발 행동에 윤 후보 측이 반격을 한 셈이다.

상황을 종합하면 모든 공이 윤 후보에게 넘어간 셈인데, 우선 선대위 지도부의 핵심인 6명의 총괄본부장 개편 강도가 가장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300~500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본부장’과 총괄상황본부, 청년본부까지 8개 본부의 핵심 본부 체제에 후보 직속으로 새시대준비위, 약자와의 동행위, 내일을 생각하는 청넌위 등 15개가량의 위원회로 구성된 ‘매머드급’ 규모다.

김 위원장은 “꼭 필요한 본부장도 있고 그렇지 않은 본부장도 있으니까 상황에 따라 변경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일부 총괄본부장만 남기는 수준으로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총괄본부를 만들어서 후보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직접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가겠다”며 현재 선대위보다는 슬림한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관련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천지일보 2022.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관련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천지일보 2022.1.2

◆신지예는 사퇴… 사의 표명 김한길 행보는

국민의힘 신지예 새시대 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도 이날 전격 사퇴했다. 신 부위원장은 이대남(2030 남성) 지지율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었다. 이대남이 다시 윤 후보를 지지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새시대 준비위 수석부위원장에서 사퇴한다”며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온 저에게 더 강한 저항은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 부위원장은 “후보와 공식적인 환영식을 하고, 캠프의 공식적인 직함을 받아 활동하는 저에게조차 사퇴하라는 종용은 이어졌다”며 “이준석 대표의 조롱도 계속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지지도 하락이 모두 저 때문이라고 한다”며 “신지예 한 사람이 들어와 윤석열 후보를 향한 2030의 지지가 폭락했다고 말하는데, 정말 그런 것인지 이 대표에게 묻는다”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30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했다”며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다. 특히 젠더 문제는 세대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 자인한다”고 사과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새시대 준비위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 부위원장 영입은 결과적으로 실패”라며 “여성의 표를 잡겠다는 전략이었겠지만,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어버렸다. (선대위의) 전략 부재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은 “김 위원장은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사퇴와 관련, 그에 덧씌워진 오해를 넘어서지 못한 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고 윤 후보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29

◆이준석 “숙고의 시간 가질 것”

이준석 대표는 “많은 고민이 있는 하루가 될 것”이라며 자신의 일정도 취소하고 숙고의 시간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21일 자신의 선대위직을 사퇴하고 선대위 운영 구조 문제 등을 지적해오고 있었다.

선대위 개편 이후 복귀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라도 가정법으로 대화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우리 당 선거 과정에서 여러 중요한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며 “서로의 마음을 복잡하게 하지 않기 위해 조건부 또는 예측에 따른 발언을 자제하고 각자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 관련 대책에 대해서는 “후보 지지율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가 조금 작용했다고 본다”며 “후보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당과 선대위 전략 자체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 중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마저 사의를 표명하면서 윤 후보의 추후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선대위를 새로 꾸려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윤 후보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윤 후보는 현재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을 유지한 채 장고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사의를 표명한 인사들에 대해 재신임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장 선대위 요직 전원이 이탈하게 된다면 대선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4일에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선대위 쇄신에 고심하며 조직개편 고민에 들어갔다. 특히 대선이 64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상황을 수습해야 할 필요성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선대위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전원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윤 후보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선이 64일 정도 남았는데 빠르게 결정을 내려 혼선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현판을 공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현판을 공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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