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로마 콜로세움에서 산테지디오 공동체가 주최한 종교간 모임이 열린 가운데 왼쪽에서 두 번째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를 위한 기도를 주재하면서 다른 종교 대표들과 나란히 서 있다. (출처: AP/뉴시스)
7일 로마 콜로세움에서 산테지디오 공동체가 주최한 종교간 모임이 열린 가운데 왼쪽에서 두 번째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를 위한 기도를 주재하면서 다른 종교 대표들과 나란히 서 있다. (출처: AP/뉴시스)

세계적으로 아동 성학대 폭로
프랑스 피해만 33만명에 달해
징계조차 안받은 사례 수두룩
“그들 방치하게 한 나의 수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1. 신학대에 제직할 당시 지위를 남용해 미성년자 학생들을 성 학대한 혐의를 받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신부(29)가 6일(현지시간) 바티칸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자기보다 어린 또래와 성관계를 맺은 것은 사실이나 강압의 증거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미성년자의 부패라는 또 다른 범죄의 증거를 찾았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했다. 마르티넬리 신부는 이탈리아 시민으로, 이탈리아 법정에서도 재판을 받게 된다. 피해자는 바티칸 판사들과 달리 동의 문제를 평가하길 기대하고 있다.

#2. 독일 사제들의 아동 성 착취에 수녀들도 적극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에 따르면 사제가 다른 남자 성직자와 정치인이 포함된 성파티를 주최했으며, 수녀들은 성파티에 어린이를 상납하고 돈을 벌었다고 피해자는 증언했다. 피해자는 당시 성 착취를 당한 어린이 대부분은 사망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를 인정해 가톨릭 슈파이어교구가 피해자에게 1만 5000유로(약 2000만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3.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가 창설 후 80년간 실제 범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레지오 수도회는 2019년 12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동 성 학대와 관련된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수도회는 33명의 소속 신부가 11세~16세 소년 175명을 상대로 아동 성 학대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 중 60명 이상이 수도회 설립자인 마르시알 마시엘에 의해 성 학대를 당했다. 그는 바티칸 교황청에 의해 2006년 교계에서 쫓겨났으며, 2008년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가톨릭교회에서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 학대 폭로가 미국, 호주, 프랑스 등 전 세계적으로 잇따라 터져 나와 숨기고 싶었던 신부들의 만행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가 1950년부터 70여 년간 프랑스 가톨릭 사제에 의해 아동 21만 6000명이 성 학대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대부분 사춘기 이전 소년들이었으며 사제, 주교, 부제, 수도사 등에 의해 범행이 이뤄졌다. 가해자는 최소 3000명으로, 가중처벌해야 할 중범죄임에도 기소는커녕 내부 징계조차 받지 않은 사례가 수두룩했다고 한다.

특히 가해 주체를 가톨릭 학교 교사 등 평신도까지 확대할 경우 피해자는 33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위원회는 분석했다.

보고서를 접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시간) “교회가 너무 오랫동안 그들을 방치하게 한 나의 수치이자 우리의 수치”라고 직접 사과했다.

교황은 이날 교황청 바오로 6세홀에서 진행된 수요 일반알현에서 “피해자들이 겪은 트라우마에 대해 나의 슬픔과 고통을 표하고 싶다”며 “나와 우리 모두 함께 기도하자. 지금은 치욕의 시간”이라고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