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할인 결제 모바일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먹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은행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조속히 논의해 소비자 보호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머지포인트는 ‘무제한 20% 할인’을 표방한 결제 서비스로,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머지포인트의 이용자 수는 100만명이고 매달 300억∼400억 규모가 거래됐다.

그러다가 지난 11일 밤 머지플러스는 “서비스가 전금법에 따른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당국 가이드를 수용했다”면서 포인트(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축소한다고 기습 공지해 소비자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한은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지급결제 관련 사항을 제외한 전금법 개정안을 논의함으로써 전자금융거래의 소비자 보호 체계를 시급히 확립해야 한다”며 “소비자 보호 관련 일부 조항은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서 기관 간 이견이 없는 소비자 보호 관련 조항은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한때 지급결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전금법 개정안은 ▲선불 충전금의 외부예치 의무화 ▲고객의 우선변제권 신설 ▲고객별 1일 총 이용 한도(1천만원) 신설 같은 소비자 보호 장치를 담고 있다.

특히 개정안은 선불 충전금 보호를 위해 송금액 100%, 결제액의 50%를 외부 금융기관에 의무적으로 예치하도록 했는데, 결제액 100% 외부 예치를 의무화한 영국·독일·중국 등 주요국 사례를 고려해 개정안에서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한은 총재가 추천한 인사로 최근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고승범 금융통화위원이 한은의 입장을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전금법 개정 논의가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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