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일본, ‘올림픽의 저주’에서 빠져 나오는 길
[스포츠 속으로] 일본, ‘올림픽의 저주’에서 빠져 나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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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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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20 도쿄올림픽이 23일 개막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역사상 기이한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 경기가 무관중 올림픽으로 치러진다. 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에서 세계인의 걱정거리가 된 것이다.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서 탄생한 올림픽이 신의 저주를 받은 듯 축복받지 못한 모양새다.

이번 도쿄 올림픽은 올림픽 때마다 나오는 말인 ‘올림픽의 저주’를 받은 듯하다. 일본에서 올림픽의 저주는 일찍이 1937년 중일전쟁을 발발하게 한 노구교 사건(盧構橋事件)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구교는 북경 남서쪽 교외에 있는 영정강(永定河)을 가로지르는 다리이다. 당시 노구교에는 중국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37년 7월 7일 북경 교외에 주둔한 일본군이 노구교 부근에서 야간연습을 실시하던 중, 몇 발의 총소리가 나고 병사 1명이 행방불명됐다.

사실 그 병사는 용변 중이었고 20분 후 대열에 복귀했으나, 일본군은 중국군 측으로부터 사격을 받았다는 구실로 주력부대를 출동시켜, 다음날 새벽 노구교를 점령했다. 7월 11일 양측은 중국의 양보로 현지협정을 맺어 사건이 일단 해결된 듯했으나, 중원을 노리던 일본정부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관동군 및 본토의 3개 사단을 증파, 7월 28일 북경·천진에 대해 총공격을 개시했다. 이로써 노구교사건은 전면전으로 확대돼 중·일전쟁으로 돌입했다.

일본은 중·일 전쟁을 일으키면서 각의에서 1940년 도쿄올림픽 개최권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자국이 일으킨 침략 전쟁을 핑계로 올림픽을 포기, 반납한 사례는 도쿄가 처음이자 유일하다. 일본이 반납한 1940년 올림픽 개최권은 핀란드 헬싱키로 넘어갔다. 하지만 소련이 1939년 핀란드를 침공해 겨울전쟁(39년 11월 30일~40년 3월 13일)을 벌이면서 이 올림픽은 아예 취소됐다. 인류의 제전인 올림픽이 전쟁으로 중지된 두 번째 사례다. 1916년 베를린 여름 올림픽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된 것이 첫 사례다.

제2차 세계대전서 패배한 일본과 독일은 전범국으로 전후 첫 올림픽인 1948년 런던올림픽에 초청을 받지 못하다가 1952년 헬싱키 올림픽부터 참가할 수 있었다. 일본은 전후 19년만인 1964년 경제성장과 국민 통합을 위해 도쿄올림픽 개최를 했다. 이 올림픽에서 일본은 전통스포츠인 유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시켰으며 여자배구가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스포츠 강국의 위세를 떨쳤다. 2020 도쿄올림픽은 아베 수상 시절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폭발로 침체에 빠진 일본 국력을 회복하고 일본인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3번째로 유치한 올림픽이다.

하지만 2020 도쿄올림픽은 지난해 초부터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됐다. 1년 만에 열리게 된 이번 올림픽은 열리느냐, 마느냐로 격한 논쟁을 벌이며 많은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세계인의 건강까지 위협하며 정치·경제적 이익을 중시해 끝내 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인 일본 당국과 IOC는 평화와 화합의 장이 돼야 할 올림픽의 의미를 크게 훼손시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표시하는 도발적 태도를 보이고 한국선수단이 선수촌에 선수들의 사기를 올릴 목적으로 설치한 이순신 장군의 어록을 모방한 구호를 IOC를 앞세워 떼도록 하는 등 정치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제국주의 시절 일본 국기로 활용됐던 욱일기는 경기장에서 그대로 사용하게 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모순적인 행위로 인해 일본은 많은 IOC 회원국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일본의 올림픽 저주는 일본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올림픽이 하늘로부터 진짜 저주를 받지 않기 위해선 일본과 IOC가 공정과 배려로 그나마 이번 올림픽을 잘 마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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