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이상한 올림픽서 맛 본 ‘감동의 4위’
[스포츠 속으로] 이상한 올림픽서 맛 본 ‘감동의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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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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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일 동안 이상한 올림픽과 씨름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증막 폭염 속에서 코로나 팬더믹까지 덮친 가운데 2020 도쿄올림픽을 TV 중계와 인터넷 등으로 지켜봤다. 관중은 없었지만 선수들만이 겨루는 경기장에선 극적인 휴먼 드라마가 펼쳐졌다. 피와 땀과 눈물로 얼룩진 선수들의 감동 넘친 스토리는 사상 유례없는 이상한 올림픽도 막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 메달 레이스에선 실패했다.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로 메달 순위 종합 16위에 그쳤다. 메달 순위로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19위(금 1, 은 1, 동 4개), 2000년 시드니 대회 12위(금 8, 은 10, 동 10개)에 이어 10위 내에 들지 못했다. 당초 한국은 금 7개 이상, 종합 10위 이내 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메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실패 원인은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 격투기 종목의 부진을 꼽을 수 있다. 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계속적으로 올림픽 메달종목에만 집중하는 엘리트 스포츠 정책이 실패로 귀결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멋진 투혼과 경기력을 발휘하며 큰 감동을 준 점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특히 메달 일보직전에서 아깝게 물러나 4위를 한 선수들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자세를 보인 것은 앞으로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연경이 이끈 여자배구를 비롯해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다이빙 남자 우하람, 배드민턴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 근대5종 정진화 등은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감동의 4위’를 하며 뜨거운 격려를 받았다.

예선탈락이 우려됐던 여자배구는 예선전에서 일본과 도미니카를 풀세트 접전 끝에 물리친 뒤 8강전서도 터키를 5세트에서 극적으로 누르고 역전승,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다시 4강에 올랐다.

브라질에게 4강전서 패하고 3·4위전에서 세르비아에게 져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여자배구는 물러서지 않는 투혼을 발휘해 큰 인기를 누렸다.

불모지 육상에서 그동안 어떤 한국선수도 넘지 못한 2m 35를 넘으며 한국최고기록을 갈아치운 우상혁은 이번 대회서는 비록 4위에 그쳤지만 다음 올림픽에선 메달을 기대해볼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하람은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4위(481.85점)를 기록했다. 한국 다이빙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그의 경기를 본 많은 이들은 다이빙의 매력에 빠졌다.

배드민턴 세계랭킹 4위 이소희-신승찬은 한국선수끼리 맞붙은 여자복식 동메달결승전에서 김소영-공희용에게 패했지만 앞으로 한국배드민턴을 이끌어 나갈 재목들이라는 말을 들었다.

메달 효자종목이었던 배드민턴은 과거에 비해 많이 전력이 약해졌지만 앞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다시 세계 정상을 향해 발돋움 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처음으로 전웅태가 동메달을 획득한 근대5종에서 정진화는 아깝게 4위에 그쳤다. “웅태의 등을 보고 뛰어 마음이 편했다”는 정진화는 자신이 메달을 놓친 슬픔보다 한국 근대5종의 올림픽 도전 57년 만에 처음으로 메달을 차지한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 12개 종목에서 4위에 올랐다.

영국 BBC 방송은 4위를 가르켜 ‘황홀과 침통의 갈림길’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4위 선수들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감동을 주었다. 이들이 앞으로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정진하는 한 한국 스포츠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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