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손현씨 블로그 캡처)
(출처:손현씨 블로그 캡처)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남)씨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과거 손씨와 주고받은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고인의 아버지 손현씨는 2일 블로그에 ‘아들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오늘은 장례 2일째다. 드디어 입관을 했다”며 “한강물 속에서 혼자 외로웠을 아들을 생각하면 괴롭지만 예쁘게, 예쁘게 해줬다. 이제 제 아들과의 대화를 남기고자 한다. 제가 받고싶은 이모티콘을 선물한 뒤로 그걸 써주면 너무 고마웠다”라는 글을 적었다.

글과 함께 그는 과거 고인과 주고 받았던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사진을 공개했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아빠 사랑해요’라는 이모티콘이 자주 등장했다.

손씨는 대화에서 “아들 본과 들어가니까 열심히 지내서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면서 “자랑스런 아들, 할머니가 다시 입원하셔서 병원에서 잘 것 같다. 내일 저녁에 보자”라고 말했다. 이에 아들은 사랑한다고 내일 보자고 답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손씨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웠던 아들과 이제 같이 여행은 못 가지만 아내와 다짐했다”며 “이 집에서 영원히 살면서 아들 방을 똑같이 유지하기로, 이제 이 블로그의 정민이 게시판은 이런 용도로 사용하고자 한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나 환영한다”며 글을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째 되는 날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째 되는 날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한편 서울의 한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손정민씨는 지난 24일 새벽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다 실종됐다. 아버지 손씨가 아들을 찾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 사건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손씨는 실종 엿새만에 싸늘한 시신이 돼 가족에게 돌아왔다. 손씨가 실종된 장소로 지목된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검정 물체가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민간구조사의 구조견이 발견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손씨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밀 부검에 들어갔다. 경찰 역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CCTV, 휴대전화 내역 등을 추적해 목격자를 찾고 있다. 실종 당일인 오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의 손씨 행적을 파악하는 게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인의 시신이 발견된 반포한강공원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손씨가 발견된 장소 인근 벤치에는 하얀 국화꽃이 곳곳에 놓여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